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차량용 핸들커버 20개 제품의 유해물질 함량을 조사한 결과 3개(15%)에서 유럽연합이 유해물질로 관리하고 있는 '단쇄염화파라핀'(SCCPs)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검출됐다고 6일 밝혔다.
2개 제품에서는 유럽연합 잔류성유기오염물질규정 기준을 최대 1.9배 초과하는 단쇄염화파라핀이, 1개 제품에서는 유럽연합 신화학물질관리제도 기준을 27.3배 초과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검출됐다.
단쇄염화파라핀은 자연환경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면역체계교란, 중추신경계 손상 등을 유발하는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의 일종으로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가능물질(2B등급)로 분류하고 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벤조(a)피렌과 크라이센 등도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하지만 유럽연합과 달리 우리나라는 소비자 제품에 대한 단쇄염화파라핀 안전기준이 없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도 실외체육시설의 인조잔디나 탄성 포장재에 대해서만 한국산업규격(KS) 기준이 설정돼 있다.
또 20개 제품 중 10개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함량이 최소 0.2%에서 최대 10.6% 검출돼 국내 및 유럽연합의 규제 예정 기준(0.1% 이하)을 초과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어린이 제품에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단쇄염화파라핀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 검출 제품에 대해 판매중지와 회수 등 시정을 권고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된 제품의 경우 해당 회사가 제품 품질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