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50~100m 이내 편의점 출점 제한…실효성엔 ‘물음표’

최저수익보장, 인테리어비 관련 내용 빠져…가맹점주 의견수렴 부족 지적도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12월 06일 오전 8시 2분

▲ 편의점 업계에서 도출한 자율규약안을 두고 실질적인 쟁점을 빗겨가 실효성에 의문
▲ 편의점 업계에서 도출한 자율규약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과도한 출점 경쟁에 인건비 인상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는 편의점 가맹점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업계가 힘을 합쳤다.

편의점 브랜드간 50~100m 이내 신규 출점이 불가능해지고 24시간 강제 운영도 완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저수익 보장 등 가맹점주들의 주요 쟁점과는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근접출점 제한, 24시간 운영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편의점 업계 자율규약안을 승인했다.

이번 자율규약에는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회원사인 CU(씨유),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에 비회원사인 이마트24까지 6개 가맹본부가 참여했다.

전국 4만여개 편의점 가운데 96%(3만8000여개)가 자율 규약의 영향권에 드는 셈이다.

자율 규약은 공정위와 6개 편의점 가맹본부가 ‘이행 약속 확인서’를 작성한 지난 4일 곧장 발효됐다.

이에 따라 과거 동일 편의점 브랜드간 250m 이내 출점을 제한하던 방식에서 더 나아가 타 브랜드간에도 근접 출점이 불가능해졌다. 타 브랜드간 출점 제한거리는 ‘담배소매인 지정업소 간 거리 제한’ 기준에 따라 50~100m로 정해졌다. 단 유동인구가 많거나 밀집된 상권이라면 예외가 생길 수 있다.

규약 참여사들은 가맹 희망자에게 경쟁 브랜드 점포를 포함한 인근 점포 현황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정보공개서에는 개별 출점기준을 명시할 계획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도 반영했다. 자율규약안에는 직전 3개월 적자를 낸 편의점에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영업 강요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가맹점주의 책임이 아닌 경영악화 때 영업위약금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희망폐업’을 도입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규약 내용에는 과밀화를 해소하려는 방안들이 잘 포함돼 있다고 본다. 합리적인 출점을 약속함에 따라 출점경쟁이 아닌 상품이나 서비스 차이로 승부하는 품질경쟁을 기대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가맹 분야에서 자율규약안이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의 자정실천 의지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편의점 점포가 4만개를 돌파한 데다 내년 최저임금이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가맹점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던 찰나였기 때문이다.

치킨, 피자, 커피전문점 등 업태가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타사 브랜드 근접 제한이 시도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그간 가맹점주들이 요구하던 ‘최저수익보장제’ 등의 내용이 누락됐다는 이유에서다.

가맹점주협의회는 논평을 내고 “최저수익보장제와 인테리어 잔존비용 귀책비율 감액, 심야시간 영업강제 탈법행위 금지 방안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가맹점주들에 대한 사과나 의견 수렴 없이 정책을 추진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성종 한국세븐일레븐 가맹점주협의회 공동대표는 “근접 출점으로 수 많은 피해자를 양산해놓고 이제 와서 카메라 앞에 모여 거리를 제한하고 야간 운영 문제를 풀겠다, 희망폐점을 해주겠다 협약한 것은 또 다른 갑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모 편의점 본사에서는 벌써부터 자율규약에 살을 붙여 ‘상생안’을 만든 뒤 점주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가 심각한 불공정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자율규약 이행으로 인한 향후 판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존에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던 ‘빅2’ CU와 GS25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과 더 유리한 조건의 브랜드로의 전환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하는 상황이다.

유영욱 공정위 대리점거래과장은 “이번 자율규약은 출점을 아예 금지하는 게 아니라 거리 제한을 두겠다는 게 핵심이며 타 브랜드로의 전환 사례는 제재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우선 거리 제한 등을 골자로 향후 규약 내용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컨슈머타임스(http://www.cs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