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잇단 결함 은폐 의혹제기에도 한사코 부인…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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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잇단 결함 은폐 의혹제기에도 한사코 부인…진실은?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1월 21일 0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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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민관합동조사단 맹공에도 BMW 강력 부인…"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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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BMW가 차량 화재 가능성에 대해 기존에 밝힌 시점보다 더 일찍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연이어 밝혀지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구체적인 정황증거가 속속 나오면서 BMW도 궁지에 몰리고 있다. 그럼에도 BMW는 결함을 은폐하지 않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어 내달 공개될 공식 조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협회의 BMW 집단소송 법률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해온은 지난 20일 BMW의 차량 수리 내부정비매뉴얼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해온에 따르면 BMW는 작년 10월 13일 이 매뉴얼에 'N57, N47, B37, B47 엔진의 흡기 시스템 손상됨'이라는 제목의 정비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에는 차량 엔진꺼짐, 흡기라인 손상 등 BMW가 접수한 고객 불만이 종류별로 명시돼있다. 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으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내 바이패스 플랩 밸브 내 누설 △크랭크 케이스 환기장치 오일 분무 배출량 증가 등을 들었다.

매뉴얼에는 이 같은 원인으로 인해 EGR의 열응력이 증가하거나 열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열응력은 장치 구성요소 간 온도 차로 인해 내부에서 발생하는 저항력으로 장비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열부하는 장비의 내구성과 강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열이 가해지는 현상을 뜻한다.

해온은 열응력과 열부하를 다룬 내용이 차량 화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봤다. 또한 이 매뉴얼을 BMW가 차량 화재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로 판단했다.

BMW는 앞서 지난 9월에도 해온이 제기한 차량 결함 은폐 의혹으로 집중 공격받았다. 해온은 지난 9월 11일 BMW가 지난 2016년 8월부터 차량 결함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자체 입수한 BMW 디젤 엔진 인테이크 매니폴드 데미지 기술 자료를 제시했다.

해온에 따르면 이 자료는 BMW 북미지사에서 2년여전 BMW코리아에 보낸 기술서비스 교본이다. 자료에는 N57T 등 BMW 디젤 엔진 내 바이패스가 고착상태가 되거나 계속 작동해 밸브가 열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로 인해 EGR이 고장나거나 매연저감장치(DPF) 성능이 저하된다고 기록돼있다.

최근 민관합동조사단이 내놓은 BMW 결함 차량 조사 중간결과에서는 BMW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과 다른 이유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담겨 논란을 부채질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 7일 민관합동조사단이 진행하고 있는 'BMW 차량 화재원인 규명을 위한 차량 및 엔진 시험'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공단에 따르면 조사단이 실제 BMW 리콜 대상 차량으로 주행 상황을 연출해 실험한 결과 차량화재 원인은 BMW가 밝힌 결함 부위인 EGR 바이패스 밸브가 아닌 EGR 밸브인 것으로 드러났다. EGR 밸브가 과도하게 열려 이를 통해 냉각 되기 전 고온 배기가스가 유입돼 냉각수 침전물과 만나 불씨가 된다는 분석이다.

공단은 이에 따라 차량 소프트웨어 문제가 존재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둔다. EGR 밸브는 EGR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인 전자제어장치(ECU)를 통해 개폐 조작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BMW는 지난 8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나 같은 달 6일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16년 11월부터 결함을 인지하고 원인 파악을 위한 각종 조치를 취해왔다고 반박했다. 차량 결함과 화재 가능성의 관련성이 있음을 확신한 시점 또한 올해 6월로 못 박았다. 

BMW는 현재 국내 소비자들이 제기한 형사소송이 이어지는 만큼 법정에서 진실 여부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결함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나타나는 은폐 정황 증거에 대해서는 일일이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근거로 나오는 내용들은 일방적인 주장에 따른 것이고 BMW가 결함을 숨긴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내달 중하순께 진실공방의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의 은폐 관련 수사 결과가 비슷한 시기에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 발표되고 있는 각종 자료들이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BMW의 잘잘못을 가리기 어렵다"며 "경찰이 판단한 BMW의 결함 인지 범위와 소프트웨어 조작 여부가 (의혹 해소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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