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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안전규정 위반 해놓고 생떼…“과징금 깎아줘”

국토부 재심 결정에도 반발…“행정소송 추진할 것”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11월 16일 오전 8시 0분
▲ 제주항공이 항공위험물 운송 사례를 두고 국토부와 맞서고 있다.
▲ 제주항공이 항공위험물 운송 사례를 두고 국토부와 맞서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제주항공이 항공위험물을 불법운송해놓고도 반성보다는 징계수위 낮추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승객 안전을 챙기기보다 매를 덜 맞는데 헛심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15일 지난 9월 제주항공이 항공위험물 운송 사실로 받은 행정처분에 대해 요청한 재심의를 진행한 결과 원 처분인 과징금 90억원 부과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지난 1~4월 기간 동안 항공위험물로 분류되는 리튬배터리가 장착된 스마트워치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여객기 위탁수하물로 불법 적재해 항공법을 위반했다. 항공법상 이 같은 품목을 여객기 내 위탁수하물이나 휴대수하물로 적재하려면 사전에 국토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4개월에 걸쳐 승인없이 해당 품목을 20차례나 적재했다. 법령에 따르면 적발 건당 과징금 9억원씩 180억원을 부과해야 한다. 하지만 국토부는 제주항공이 고의없이 해당 물품을 기내에 실었고 사건 발생 후 품목 운항 금지, 직원 교육 등 안전조치를 실시한 점 등을 감안해 과징금을 절반으로 경감했다.

그럼에도 제주항공은 국토부 처분에 대한 재심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행정소송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주항공은 앞서 지난 9월 국토부의 최초 행정처분 통지에 대한 해명자료에서도 국토부가 너무 과도한 처분을 내렸다고 반발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위험물 운송 사례에 대해) 잘못은 인정하지만 처벌 수위가 너무 높다”며 “행정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항공위험물운송기술기준 별표24에 ‘승객 또는 승무원이 운반하는 초소형 리튬배터리를 위탁수하물 등으로 운송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제품 적재의 근거로 삼았다. 여객기 탑승자들이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 위탁수하물로 실리기 때문에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할 항공위험물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법령을 해석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시행된 항공위험물운송기술기준에 따르면 항공운송사업자는 국토부 승인을 받은 뒤에 리튬배터리가 장착된 장비를 항공 운송할 수 있다. 승객이나 승무원이 착용한 채 기내 탑승할 수 있는 제품은 수하물로 취급될 경우 다른 조항의 적용을 받는다.

제주항공이 과도하다고 주장한 이번 처분 수위는 앞서 4년여 전 항공법이 개정된 후 최초 발생한 사례에 대해 심의된 사안이다. 제주항공 처분의 수위를 비교할 전례가 없지만 법리에는 합당하기 때문에 과도하다는 주장에 근거가 빈약하다. 

이진종 국토부 안전정책과 주무관은 “지난 2014년 11월 시행된 항공법 일부 개정안에 따라 항공운송사업자에게 부과하는 과징금 상한 금액이 기존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항공 사례를 살펴볼 때 과징금 부과 또는 불처분 두 가지 결정이 나올 수 있지만 불처분 사례는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제주항공이 실어 나른 리튬배터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품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자칫 사고라도 발생했을 경우 승객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는 의미다.

미국 연방항공사무청(FAA)은 작년 10월 21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여객기 위탁수하물 품목 중 리튬배터리가 장착된 랩톰 컴퓨터를 배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FAA에 따르면 실험 결과 리튬배터리가 기내에서 과열할 경우 가까이 있는 인화성 분무제품을 폭발시킬 수 있다. 이 사고로 기내 소화장치가 마비돼 경보가 울리지 않은 채 화재가 확산될 가능성이 발견되는 등 위험성이 드러났다.

제주항공이 이처럼 반성하고 재발방지에 힘쓰기는커녕 과징금 규모가 너무 크다며 반발하고 나서자 업계선 제주항공이 승객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제주항공이 잘못을 인정한 만큼 승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법리에 입각한 처벌을 겸허히 받아야 한다는 업계 안팎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위험물 이슈는 현재 국제적인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고 관련 규정도 강화하는 추세”라며 “이번 (제주항공 행정처분) 사안을 계기로 항공사들이 위험물 취급에 대해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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