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국내선 괜찮은데 해외선 동네북…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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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국내선 괜찮은데 해외선 동네북…해법 없나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1월 15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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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브랜드 앞 '주눅'…제네시스 "라인업 보강, 마케팅 확대 통해 판매량 늘릴 것"
▲ 제네시스가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인 중형 SUV GV80 가상도.
▲ 제네시스가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인 중형 SUV GV80 가상도.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반면 해외에서는 기를 못 펴고 있다. 브랜드의 글로벌 입지가 협소하고 차량 라인업이 3종에 불과해 소비자 선택 폭이 좁은 점이 제네시스의 취약 요소로 꼽힌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모델 판매량은 국내에서 지난 1~10월 기간 동안 4만9689대를 기록해 전년동기(4만4809대) 대비 10.8% 증가했다,

반면 제네시스의 해외 실적은 국내 실적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다. 현대차가 최근 집계한 1~9월 제네시스 수출량은 1만5530대로 전년동기(1만9062대) 대비 22.7% 감소했다. 제네시스 제품이 거대한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러시아, 중동에 수출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특히 제네시스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 최근 죽쑤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HMA)에 따르면 지난 1~10월 미국에서 판매된 제네시스 자동차 대수는 9281대로 전년 동기(1만6870대) 대비 81.8%나 감소했다. 9월 중순 제네시스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투입된 중형 세단 G70도 9~10월 두 달 간 52대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제네시스 제품의 가격 대비 성능은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는 타 브랜드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강점을 보이는 부분도 있다.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준대형 세단 G80의 시작가는 배기량 3.8ℓ에 출력 311마력(hp)의 성능을 발휘하는 모델 기준 4766만원(4만2050달러)이다. G80와 제원 상 동급 차종으로 분류되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현지 시작가는 배기량 2.0ℓ에 출력 241hp의 성능을 갖춘 E300 모델 기준 6064만원(5만3500달러)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가 해외에서 기를 못 펴는 이유로는 현지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이 첫 손에 꼽힌다. 제네시스는 제품 라인업을 2016년 G시리즈로 재편하기 전부터 에쿠스(1994년)와 G80의 전신인 제네시스 단일 모델(2008년)로 해외 고급차 시장을 공략해왔지만 아직 벤츠, BMW 등 독일 프리미엄 세단 강자들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미국법인(MBUSA)에 따르면 지난 1~10월 기간 E·S클래스의 현지 판매량은 각각 3만6199대, 1만1820대로 총 5만8019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 현지 판매 모델 4종의 판매량을 모두 합친 수치는 1만428대에 불과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토요타는 1980년대 미국에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를 론칭해 최근 들어 겨우 성과를 내고 있고 링컨, 캐딜락 같은 현지 프리미엄 브랜드는 독일 브랜드에 밀렸다"며 "독일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가 강해 현지 고급차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브랜드 위상 강화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독일 업체를 필두로 고급차 브랜드가 주도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잘 읽지 못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는 인테리어나 액세서리 등 부문에서는 해외 브랜드에 비해 앞서지만 해외 소비자들의 정서와 부합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자동차 퍼포먼스 등 내실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강화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고급차 브랜드로서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경영가치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한적인 제품 라인업으로 소비자 선택폭을 한정시킨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제네시스가 G80과 대형 세단 G90 등 세단 시리즈로 공략하는 동안 벤츠는 SUV 라인업 GL시리즈와 쿠페 라인업 CLS 모델 등 제품을 각국에 출시했다. 렉서스는 ES300h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운 친환경차로 국제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했다. 아우디는 세단 라인업 A시리즈를 세그먼트별 6개 모델을 내놓았고 A3 카브리올레, S5 카브리올레 등 기존 모델의 오픈카 모델을 내놓는 등 라인업 다양화를 도모했다. 

제네시스는 브랜드의 글로벌 입지를 공고히 해나가기 위해 라인업을 지속 보강해 소비자 선택권을 증대시키고 마케팅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내년 소·중형 SUV(가칭 GV70·GV80)을 각각 출시하고 2020년 하반기에는 중형 스포츠 쿠페 GV70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2021년까지 SUV 포함 6개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현재 실시 중인 스포츠 및 전시 마케팅, 프로모션을 지속해 브랜드를 적극 홍보하고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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