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하루' 선사한 이승환, 드림팩토리가 이렇게 공연 잘하는 집입니다(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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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하루' 선사한 이승환, 드림팩토리가 이렇게 공연 잘하는 집입니다(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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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 '이승환이 공연을 잘한다'는 평가는 하루이틀 나온 얘기도 아니고, 사실 맞는 평가라고 보지도 않는다. 이승환의 공연 수준에 '잘한다'는 평가는 부족하다. 오히려 평가절하다. 이승환의 공연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이승환 공연은 늘 티켓 비용 이상의 수준을 선사하기에 티켓 판매 사이트 등의 공연 후 만족도 역시 거의 만점을 유지한다. '지난해에 봤으니 올해는 패스해야지'라고 생각한 팬들은 어김없이 후회한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이승환 공연의 위력이다.


▲ 사진=하늘이엔티 제공
▲ 사진=하늘이엔티 제공
♬ "매번 다른 공연을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 있었다"

11월 10일, 부천시민회관에서 이승환 중극장 투어 '최고의 하루'가 시작됐다. "올해는 공연을 쉬려 했으나 오히려 주변 스태프들이 만류했다"며 '최고의 하루' 기획 시작 계기를 밝힌 이승환은 "어떤 공연을 할 지 고민을 많이 했다. 단출하게 어쿠스틱 공연을 해볼까 했는데 저번에 해봤더니 별로 재미가 없더라. 그래서 장기를 살린 공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승환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지방 판권료가 이전 공연에 비해 상당히 낮아졌다. 그만큼 이승환은 적은 제작비로 공연을 제작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실제로 이승환은 "이렇게 해서 내가 뭐가 남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공연은 자본의 미학"이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할 정도로 공연에 있어선 아낌없이 퍼붓는 스타일의 이승환에게 제한된 제작비는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승환의 고민은 따로 있었다. 이승환은 "매번 다른 스타일의 공연을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29년 동안 쉼 없이 공연을 만들어 왔기에 '공연의 신', '공연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공연을 만든다는 이승환이 넘어야 할 벽은 다름아닌 그 자신이었다. 

하지만 언제 그런 고민을 했냐는 듯 이승환은 색다른 형태의 공연을 성공시켰다. 이승환 스스로도 "막상 공연을 만들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오늘도 리허설 때까진 상당히 예민했지만, 리허설이 끝난 뒤엔 자신감도 붙었다"며 "(더 좋은 공연을 보여줘야 한다고)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고 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 '빠데이X2: 너만 오면 돼' 공연 中(사진=김종효 기자)
▲ '빠데이X2: 너만 오면 돼' 공연 中(사진=김종효 기자)
♬ 이승환은 왜 '중극장'을 택했을까

이승환급 대형 가수가 중극장에서 연말 공연을 한다는 것은 사실 생소하다. 이승환은 2018년 연말 콘서트 전국투어 '최고의 하루'를 중극장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게다가 공연 장소 역시 부천, 경주, 양산 등 그간 공연으로 잘 찾아가지 않았던 지역이다. 여타 가수들처럼 대형 공연장에서 하루이틀만 연말 콘서트를 해도 매진이 보장되는 이승환 입장에선 일종의 모험이다. 이쯤 되니 중극장 공연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중극장은 대형 공연장과 소극장의 장단점을 고루 갖춘 곳이다. 10일 '최고의 하루'가 펼쳐진 부천시민회관의 경우, 무대와 객석의 단차가 없고 거리가 가까웠기에 아티스트와 팬들이 더 가까이 호흡한다는 느낌이 든다. 대형 공연장에선 아티스트를 보기 위해서라면 1층으로, 무대 전체를 감상하려면 2층으로 가야 했지만, 중극장에선 1층,2층 어디에서도 무대 전체를 감상하면서 아티스트의 생동감까지 모두 느낄 수 있다. 

이런 소극장의 장점이 있는 반면, 아티스트가 가진 공연 연출 능력을 100% 다 발휘하기엔 다소 좁은 무대라는 단점이 있다. 대형 공연장에 쓰여진 모든 장비와 특수효과를 쓰기엔 무대 자체도 좁거니와 자칫 난잡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소극장 공연처럼 연출의 최소화를 꾀한다면 허전한 무대에 관객이 지루해질 우려가 있다.


▲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 핸디캡을 극복한 신의 한 수, 이승환은 역시 '공연천재'였다

이승환이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꺼낸 카드는 바로 '영상'이었다. 기자가 이승환이 확실히 천재적이라고 느낀 것이 이 부분이었는데, 영상은 대형 장비의 추가나 부가적인 특수효과의 등장이 아닌, 공연 전체를 아우르는 스크린을 통해 보여지면서 공연의 변화를 확실히 보여주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장치다. 이승환의 선택은 탁월했다.

이승환이 "이전 공연에서 쓴 효과나 내용을 재탕하기도 했다. 기존 공연에서 팬들이 좋아하셨던, 그리고 좋아하실 만한 것들을 골랐다"고 고백했던 만큼 이번 '최고의 하루' 셋리스트는 기존 연말 공연과 다소 중복되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이승환은 같은 셋리스트에서도 영상을 가미해 마치 편곡된 셋리스트를 접하는 것처럼 색다른 느낌을 주는 방법을 택했다. 이승환의 공연 트릭, 아니 공연에 뿌려진 마법이 정확하게 통했다. 그렇다고 편곡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특히 아카펠라와 주변 생활용품 및 장난감으로 즉석 음향효과를 내는 특정 곡은 기자가 봤던 해당 곡의 편곡 중 최고였다고 감히 평한다.

▲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공연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사전 제작 영상엔 이미 알려졌듯 배우 최강희가 참여했다. 1차 촬영에만 15시간이 소요됐을 정도로 상당한 분량의 영상이 나뉘어 등장하며, 이승환과 최강희의 첫만남→행복→이별 등 과정이 이승환 특유의 유치찬란하면서도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됐다.

이승환은 '최고의 하루'를 위해 제작된 영상에 대해 "B급 갬성(감성)이다. 하지만 B급 감성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다름아닌 A급 감성을 가진 이들이다"며 "A급 감성으로 그냥 즐겨달라. 뮤지컬 같다고 했지만 공연에 무슨 스토리냐, 몰입 말고 즐겨달라. 여자친구가 없어 대리만족하려 했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승환의 이런 말은 지나친 겸손으로 생각됐다. 이승환이 '괜한 걱정'이라고 표현했듯 '이승환-최강희 둘이 진짜 사귀는거 아냐?'라고 착각할 정도로 알콩달콩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은 실제 연인같은 모습을 잘 표현했다. 별로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영상을 통해 표현되는 이승환의 연기는 해가 갈수록 점점 나아지는 것 같고, 이제는 어느 정도 연기를 즐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이승환 광팬인 절친에게 깜짝선물을 하고 싶어 출연을 결정했다는 최강희는 이승환이 직접 쓴 대본에 자신의 견해를 계속 제시해 더 드라마틱한, 뮤지컬과 같은 느낌의 기승전결을 영상으로 표현했다. 이승환은 "최강희 씨가 무보수로 출연을 해줬다. 되려 본인의 책도 주시고 가서 잘 읽고 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승환과 최강희가 등장한 전체적인 큰 흐름의 영상 외에도, 이번 '최고의 하루'에선 공연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연 실황을 최적의 위치에서 클로즈업해 보여주는 스크린엔 이승환 얼굴에 각종 영상효과가 실시간으로 입혀진다. 오밀조밀 더해지는 영상효과는 마치 SNS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공연을 감상하는 새로운 포인트다. 기자 역시 영상에 빠져 있다가 무대 위 모습을 놓친 부분도 꽤 있었다. 이래서 이승환 공연을 또 N차 관람하게 되는 계기가 되나 싶다.


▲ '빠데이X2: 너만 오면 돼' 공연 中(사진=김종효 기자)
▲ '빠데이X2: 너만 오면 돼' 공연 中(사진=김종효 기자)
♬ 그리고… '2019. 10. 15' 30주년, 그 위대한 여정의 시작

공연 중간, 스크린에 '2019. 10. 15 / 30th Anniversary'라는 문구가 뜨자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가 터졌다. 내년은 이승환의 데뷔 30주년, 팬들이 고대한 만큼 이승환 본인도 각오를 단단히 했다.

이승환은 "많이들 아시다시피 내년 데뷔 30주년이다. 2000년 초 체조경기장에서, 2007년 잠실 주경기장 공연 이후 계속 규모를 축소해 공연을 해왔다"면서도 "하지만 내 강점은 큰 공연이다. '공연은 자본의 미학'이다. 30주년을 기념해 큰 공연을 하고 싶다. 그러려면 팬들의 기대와 성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대신 이승환은 "내가 얼마나 스펙타클한 공연을 할 수 있는지 봐달라"고 자신감을 드러내 벌써부터 30주년 기념공연을 기대케 했다.

이어 이승환은 "사실 중요한 행사의 연출 제의도 들어왔다. 하지만 내 30주년이 더 중요하기에 그조차 마다하고 이에 매진하겠다"고 말해 30주년 공연에 대한 본인의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또 "내년에 'Fall to Fly-後(폴 투 플라이-후)'를 내려 한다. 또 드림팩토리를 재건할 계획이다. 새로 짓는 드림팩토리 건물에 사운드 등에 중점을 둬 확 높여 개선된 스튜디오도 마련하는 등 신경쓰고 있다. 'Fall to Fly-後(폴 투 플라이-후)'는 새로운 드팩스튜디오에서 작업하고 싶다"며 30주년에 진행되는 여러 변화와 소식들을 전해 팬들 가슴을 벅차게 했다. 

이 외에도 탄성이 터질만한 새로운 소식 하나는 공연장에서 직접 이승환을 통해 듣길 바란다.


▲ '공연의 끝: HIGH END' 공연 中(사진=김종효 기자)
▲ '공연의 끝: HIGH END' 공연 中(사진=김종효 기자)
♬ '공연의 신'이 만들어낸 마에스트로, '최고의 하루'

낯선 듯 익숙한 모습으로, 달콤쌉싸름한 우리들 이야기를 때론 슬프게, 때론 신나게, 때론 벅차게 들려준 이번 '최고의 하루' 공연에선 '천일동안',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등 귀에 익은 명곡들과, 마이크 없이도 쩌렁쩌렁 울리는 경이로운 가창력, 그리고 절대 지치지 않는 불가사의한 체력, 각종 레이저 등 국내유일 공연장비 보유 가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운 빛과 섬세하며 감동적인 음향 등이 어우러져 또 하나의 명품 공연을 만들어냈다.

방탄소년단(BTS), 빅뱅 등 국내외 대형공연 조명을 담당하고 있는 테크노라이트 신두철 대표가 "29년 동안 자신의 모든 공연을 직접 만들며 '공연천재'라 불리는 이승환이 새로운 기법과 감성을 쏟아 부은 또 하나의 걸작"이라며 "기획, 연출, 음악 모두 완벽하다. 그는 항상 진화한다"고 평가했을 만큼, 이번 공연은 '중극장'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승환'이라는 어드밴티지가 극복했다. 공연 명가라는 드림팩토리는 다시 한 번 '로맨틱'하고 '성공적'인 공연으로 팬들에게 '최고의 하루'를 선물했다.

▲ (사진=김종효 기자)
▲ (사진=김종효 기자)
▲ (사진=김종효 기자)
▲ (사진=김종효 기자)
이렇듯 대형 공연장과 클럽 등 소규모 공연장에 이어 중극장까지 접수한 이승환은 이번 '최고의 하루'를 통해 벌써 자신의 30주년 공연 및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최선을 다한 최고의 공연'이라는 이승환 본인의 약속은 또 지켜졌다.

'믿고 듣고 보는' 이승환은 언제나 그랬듯 자신이 만든 대한민국 최고의 공연을 스스로 넘어섰다. 그리고-당연히 그럴 테지만- 또 본인을 넘어서면서 하나의 역사, 신화를 만들어낼 내년 이승환 30주년 공연이 벌써 기대된다. 몇 번이나 이승환 공연 리뷰에 같은 표현으로 기록하지만, '이승환은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드림팩토리와 함께.

▲ (사진=김종효 기자)
▲ (사진=김종효 기자)
▲ (사진=김종효 기자)
▲ (사진=김종효 기자)

'최고의 하루'는 11월 10일 부천을 시작으로 경주, 양산, 안성, 청주, 원주를 거쳐 12월 22일부터 31일까지의 서울 공연으로 2018년 투어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본 공연리뷰에 대해 아티스트나 기획사 측에서 알려지길 원치 않는 내용이 있다는 의사를 표할 경우 즉시 일부 내용 삭제를 포함한 리뷰 수정에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본 공연리뷰 작성에 있어서 별도의 프레스를 제공받지 않았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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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jah3sg 2018-11-17 03:28:54
공장장님의 모든 날이 최고의 하루이길 바랍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공연이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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