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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현재웅 한라산소주 대표

신공장 증설로 수도권 진출 속도, 향토기업 특성 살려 대기업 맞선다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10월 30일 오후 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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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외국인의 한국 방문기를 담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바로 ‘한국 전통주’ 시음 장면인데, 소주는 빠질 수 없는 원톱 주인공이다.

그런데 국내 거주자들에게도 아직 생소한 소주가 있다. 최근 들어 명동, 연남동, 경리단길 등 일명 ‘핫 플레이스’에서나 맛볼 수 있다는 ‘한라산 소주’다. 이전까지는 제주도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술이었지만 최근 들어 육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립 68주년을 맞아 신공장을 짓고 수도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한라산 소주는 ‘제주 향토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회사다. 수출보다는 내수에 집중하며 제품력을 확인하고 싶다는 ‘4세 경영인’ 현재웅 대표의 청사진을 확인해봤다.

◆ 신공장 준공으로 생산물량↑, 수도권 진출 확대 계기

Q. 신공장 증설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현재 수출 발주물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서울에서도 거래처가 기존에는 7~8곳이었다가 지금은 200곳을 넘었습니다. 공급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죠. 이에 지난해 물량 증대와 해썹(HACCP) 인증 획득을 위해 신공장 착공을 결정했고, 9월부터 공장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신공장 준공은 올해 9월 확정됐죠. 11월 2일이 한라산 소주 창사 68주년 기념일인데 이때를 겸해서 준공 행사를 갖기로 했습니다.

2~3년전만 해도 한라산 소주는 제주에 위치한 조그만 회사였습니다. 이후 전국적으로 저희 이름이 알려졌고 제주도 내에서도 저희 회사처럼 네임밸류가 커진 개인 회사는 없었습니다. 큰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자금은 없지만 소비자들이 저희 제품을 찾아줬기 때문에 이렇게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신공장을 기점으로 제주도를 대표하는 주요 회사로서 서울이나 다른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저희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계획은 없으신지요.

== 한라산과 한라산 올래, 허벅주 등 3가지 제품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한라산과 올래가 희석식 소주로, 주정을 받아서 물과 혼합하는 형태라면 허벅주는 제주도 내에서만 판매하는 증류식 소주입니다. 제주도는 현무암 지형 때문에 논이 아닌 밭에서 쌀을 재배하는데 허벅주는 이 쌀을 원료로 합니다.

대기업은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한 뒤 반응을 살필 여력이 있지만 저희는 이 경우 투자비용이나 설비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이 아닌 기존에 갖고 있던 한라산과 올래를 더 좋게 만드는 방향으로 갈 방침입니다. 한라산과 올래는 1993년에 출시됐는데요. 그 이후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제주 밭벼 증류원액을 첨가한다거나 제주도에서만 자생하는 ‘조릿대’를 여과하며 기존의 제품을 더 좋게 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Q.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수도권 공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 생산은 밤낮 가리지 않고 진행 중이지만 저희 제품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서울 도매회사가 100군데에 달합니다. 생산량이 희망 물량에 못 미치다 보니 제품을 순차적으로 나눠서 공급하는 상황입니다. 가정과 유흥채널에서의 월 판매량이 50만병에 이르고요. 신공장이 증설되면 수도권 공급이 더 원활해질 전망입니다. 기존 생산능력(BPM)은 분당 330병으로 하루에 14만병 정도를 생산하게 됩니다. 하지만 신공장에서는 BPM이 분당 600병으로 늘어 25만병 가량을 생산하게 되죠. 이에 따라 수도권에 공급하는 물량도 지금의 2배로 늘어나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Q. 해외 진출도 확대하실 계획인가요?

== 해외 수출은 10개국으로 하고 있으며 중국이 주된 시장입니다. 지금도 주문은 많이 들어오지만 수출 스케줄은 신공장 준공 이후로 잡았습니다. 수출은 회사에 큰 수익을 가져다 주는 분야가 아닌데다 지금으로선 저희 제품이 서울에서 자리매김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죠. 내수가 탄탄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출하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내수를 먼저 하고 수출은신공장 준공 후 생산량이 늘어나면 그 때로 보류했습니다.

Q. 지난해 도외 판매량이 부쩍 늘어난 모습입니다.

== 2년 전부터 서울에 제품이 많이 공급됐지만 물류비용이 증가하다 보니 큰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예컨대 박스나 공병 등을 도내로 다시 회수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2~3년 전 경기 용인에 땅을 임대해서 물류센터를 세웠습니다. 대기업처럼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차량을 구매하고 직원을 채용할 순 없으니 순차적으로 접근하자는 의도에서였죠. 서울의 경우 소비자 영업은 힘들지만 서울본부에서 제품을 팔아주는 도매회사 쪽으로는 서비스 차원에서 단순 영업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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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질 문제는 이미 해결된 사안…대기업 진출에 힘든 건 사실

Q. 지하수 수질에 문제가 있다는 루머가 있었는데요.

== 물은 원수(지하수)와 정수로 나뉩니다. 먹는샘물 또는 음료수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원수를 정수해서 쓰게 돼있죠. 저희는 굉장히 오래된 회사인데 신공장으로 이동하면서 25일 정도 공장을 셧다운 했습니다. 그 기간에 약간의 미생물이 증식해서 일시적으로 ‘부적합’을 받았다가 식약청에서 다시 검사를 해서 ‘적합’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 내용이 지난 11일 식약청에 고지되면서 문제가 된 것이죠. 정수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즉, 정수는 애초에 이상이 없었고 원수는 일시적인 현상이었던 셈입니다.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 찰나에 이번 사태가 일어나 힘이 빠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머리를 맞대 이 난관을 헤쳐나가겠다는 ‘숙제’를 안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Q. 앞서 한림읍에서 일어난 축산분뇨 무단방출 사건으로 고충을 겪으셨죠.

== 가축 분뇨 영향을 받았을 경우 ‘질산성질소’ 수치가 높아야 합니다. 하지만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지하수를 채수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저희가 사용하는 물은 0.2~0.5 수준으로 먹는 물과 맞먹는 청정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저희 공장이 한림지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영향이 있겠다는 전제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고려대학교 교수에 연구용역을 맡겼고 올해 10월 1차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재 준공 때문에 집중을 못했지만 나중에 충분히 공개할 생각도 있습니다.

Q. 하이트진로, 신세계 같은 대기업들이 도내 진출해있는데요.

== 제주도에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신세계가 모두 들어와 있습니다. 저희는 제주도에 있어 물리적으로 외부로 나가기가 힘듭니다. 모든 원자재를 도내에서 사용해야 하며, 제품을 내보내려면 물류비도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죠. 섬에 있다고 해서 가격을 더 비싸게 받을 수도 없는 거고요.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과 마트가 있고, 하이트진로의 경우 소주와 맥주를 함께 하지만 저희는 소주 딱 하나뿐입니다. 대기업들과의 경쟁이 어려운 이유죠. 제주도 같은 경우 예전보다 핫 플레이스가 돼서 관광객들이 많이 옵니다. 10년전만해도 500만~600만명이 왔다면 지금은 1400만명이 올 정도로 시장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우리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80~90%였다면 지금은 60% 수준입니다.

Q. 대기업과 차별점을 둘 수 있는 전략이 있다면요.

== 신공장 투어를 통해 제주에 대한 스토리를 많이 녹여낼 생각입니다. 신공장은 바닷가에 위치해있는데요. 뒤로는 한라산, 앞으로는 한림 바다와 비향도라는 섬이 보입니다.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하면서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로서 역사성을 강조하는 홍보관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연남동 등에서 볼 수 있는 ‘한라토닉’(한라산+토닉워터) 등도 방문객들에게 제공합니다. 내부에는 기프트샵을 운영하면서 제주에 정착한 젊은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대신 판매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외부인들의 유입이 많아져 공장이 위치한 한림 운포리가 활성화되는 것도 향토기업인 한라산 소주가 대기업과 맞서 이길 수 있는 요인입니다. 영업을 많이 한다고 대기업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한라산 소주라는 특별함 하나로 승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현재웅 한라산소주 대표는

한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왓튼스쿨(Wharton School)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04년 9월 한라산 기획실에 입사한 이후 이사, 상무, 전무이사직을 거쳐 2013년 3월 아버지인 현승탁 전 대표이사로부터 회사를 물려받고 ‘4세 경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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