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랜디 틴세스 보잉 상용기 마케팅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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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랜디 틴세스 보잉 상용기 마케팅 부사장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0월 22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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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 통한 신규 항공사 진입, 승객-항공사 윈윈 효과 창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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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여객 수요 증가와 취항 노선 증가 등 요소에 힘입어 시장 입지를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에 따르면 국적 LCC의 연평균 성장률은 지난 2014년에 비해 올해 31%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대형항공사 2곳의 4년 전 대비 올해 성장률이 0.1%에 불과한 점과 대조된다. 보잉은 또 지난 3년간 우리나라 LCC가 일본, 대만 등 동북아시아 내 신규 노선의 70%를 취항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LCC의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향후 20년 간 동북아 지역의 항공 교통량이 연간 2%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랜디 틴세스(Randy Tinseth) 보잉 상용기 마케팅 부사장은 최근 이 같이 LCC를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한국 시장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제주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태지역 항공 산업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된 제62차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에 직접 참석했다. 이날은 당시 방문한 제주공항에서 마주친 이용객들의 수를 보고 놀라웠다고 표현하고 제주 감귤이 맛있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틴세스 부사장에게 보잉사가 동북아 시장 업황에 대응해 실시하고 있는 주요 전략과 한국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 물었다.

Q. 보잉이 최근 출시한 신형 항공기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요?

== 광동형 항공기 787 드림라이너 기종의 특징을 대표적으로 소개하겠습니다. 787 라인업은 외관 뿐 아니라 장거리 노선 탑승객 입장에서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구조적으로 새롭게 설계해 승무원과 고객 등 탑승자들이 어떤 경쟁사 모델과 대비해도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선 짐칸 뿐 아니라 조명, 창문 등을 전작 대비 70% 가량 더 넓혔습니다.  또 창문 덮개를 배제시켰고 조명을 상황에 맞춰 전동 제어할 수 있습니다. 저압 고도비행을 유지하는 동안 산소 공급 장치도 가동됩니다. 공기청정 기술이 향상돼 미세먼지가 더 빨리 제거될 뿐 아니라 냄새 제거에도 탁월합니다. 이밖에 습도 제어 기능도 개선됐습니다.

보잉은 항공사들이 나름대로 하고 싶은 것들을 유연하게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항공기 운영사 입장에서 발전적인 요소들을 도입할 방침입니다.

Q. 최근 항공기 탄소 배출 감축 관련 이슈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 보잉은 탄소 배출 기준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이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공업계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 제가 제시하는 3가지를 수행해야한다고 봅니다.

첫 번째로 연료 효율성을 지금보다 20% 가량 개선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전체적으로 항공교통량(에어 트래픽) 관리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 시점에서 항공교통관리시스템을 개정할 경우 항공기 운영 효율이 10% 정도 개선될 수 있다고 합니다.

세 번째로 친환경적인 바이오 연료들을 항공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친환경 연료 개발이 이뤄져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바이오 연료를 개발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어야 합니다.

Q. 기존 항공기에 대해서는 탄소 배출과 관련해 어떤 방안을 실시할 수 있나요?

== 보잉사는 기존 항공기에 대해 파트너사와 함께 날개 부분에 대한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적용함으로써 효율을 높이려고 합니다. 보잉은 10년 전부터 737 기종에서 윙넷을 개조하는 식으로 효율을 개선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연료효율성이 3~5% 가량 향상된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잉은 타사와 비교해 10년 더 일찍 파트너사들과 이 같은 방안을 실시해온 점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Q. LCC가 동북아 성장세를 견인하는데 중장거리에 투입되는 광동형 항공기의 수요가 늘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 광동형 항공기가 최근 한국, 일본, 대만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에서 인기있습니다. 이 지역은 인구 밀도가 높고 관광객으로부터 인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 중 일본의 경우 섬나라이기 때문에 승객들이 일본과 여느 지역을 오고 가든 비행거리가 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광동형 모델이 필요합니다.

또 광동형 기체의 수요 증가를 설명할 수 있는 현상으로 광동형의 폭넓은 라인업이 개발돼 활용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광동형(와이드 바디) 이라고 부르는 여객기들은 비교적 큰 기종들을 가리킵니다. 사실 이 분류에 속한 다양한 기종 중에도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여객기들이 있습니다. 이 모델들은 향후 동북아 지역에 대체 투입될 것입니다. 보잉 777X같은 모델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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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 LCC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반면 시장 진입을 노리는 신규 사업자들은 항공기 도입부터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 한국 LCC 시장이 최근 굉장히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잉은 이에 따라 높아진 항공기 수요에 맞춰 항공기 제조공장 가동률을 꾸준히 높여왔습니다. 737 기종의 경우 월평균 생산대수가 작년 47대였는데 올해 52대까지 늘렸습니다. 이것도 부족해 내년부터는 57대씩 생산해야 합니다.

지금 737 기종을 주문할 경우 항공사에 인도되는 시점은 2023년으로 예측합니다. 보잉은 이에 항공사들이 구매한 항공기가 인도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리스할 수 있도록 리스 관련 사업자를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Q. 항공사가 항공기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은 또 없나요?

==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또 다른 분야가 항공기 중고 시장입니다. 신형 모델들이 생산되면서 항공사들이 기존 보유 중인 항공기들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항공사들이 보잉에서 항공기를 바로 인도받을 수는 없지만 리스 사업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중고 거래 분야도 유망하다고 봅니다.

Q. 최근 한국 시장에 항공사가 더 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됩니다.

== 한국에서 최근 두자리 수의 성장률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항공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양대 대형 항공사 뿐 아니라 LCC들이 늘어나 공급을 늘려주니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고 봅니다.

보잉은 향후 20년 간 동북아시아 시장에서 1500대 가량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중 한국에서 30~35% 가량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봅니다. 한국 시장이 확장될 수 있었던 데는 사업자들도 늘어났지만 항공사 간 경쟁을 통해 항공 요금이 내려간 것도 큰 몫을 했다고 봅니다.

새로운 사업자들이 한국에 진출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장이 확대될수록 고객 혜택이 커지고 각 항공사의 경쟁력도 강화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윈윈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규제 완화를 통해 경쟁사들이 늘어나게 되면 승자는 결국 승객과 경제입니다.

◆ 랜디 틴세스 보잉 부사장은

미국 코넬대 전기공학 학사에 이어 시애틀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1년 보잉에 비행 테스트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1989~2001년 기간 에어플레인 이코노믹스 그룹(AEG)과 유나이티드 항공, 노스웨스트항공 등을 거치며 세일즈 및 마케팅 분야 경력을 쌓아왔다. 2007년부터 보잉 부사장을 맡아 신형 747-8 기종의 시장 투입 전략을 책임졌고 상용기 개발, 시장 수요 분석 등 역할을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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