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에 임단협 난항까지…르노삼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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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에 임단협 난항까지…르노삼성 위기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0월 17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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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눈에 보이는게 전부 아냐…각종 추진사항 성과 나타날 것"
▲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르노 테크놀로지 코리아.
▲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르노 테크놀로지 코리아.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사장 도미니크 시뇨라)가 최근 실적부진, 임금 및 단체 협상 타결 난항 등 악재에 따른 경영 위기설에 휩싸였다. 국내 자동차산업 침체로 이중고를 겪는 르노삼성이 각종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올해 1~9월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실적은 6만23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수출 실적 또한 10만95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줄었다.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이 올해 초 제시한 판매 목표인 내수 10만대·수출 17만대는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르노삼성 '수출효자' 닛산 로그의 올해 실적도 부진하다. 지난 1~9월 닛산 로그의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8만9326대보다 7.9% 감소한 8만2235대로 집계됐다.

그동안 순탄했던 노사관계도 발목을 잡았다. 르노삼성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로 업계에서 호평받았으나 올해는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 실패했다. 노사 양측은 노조가 내놓은 교섭안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 후 16일 현재까지 실무교섭과 본교섭을 각각 10차례, 6차례씩 진행했지만 번번이 결렬됐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노사 신뢰 생산·판매 격려금 250% 지급 △자기계발비 20%(2만133원) 지급 등이 담은 교섭안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영업이익 4016억원을 달성하는 등 2년 연속 영업이익 4000억원대의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조합원들에게도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 교섭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르노삼성 안팎으로 위기가 만연해 노조 요구대로 재정을 활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아직 교섭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임단협이 난항을 겪자 지난달 4일에 이어 이달 10일과 11일, 15일 사흘에 걸쳐 부분파업을 실시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입장차가 큰 만큼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삼성의 수출을 견인 중인 위탁생산 차종 닛산 로그가 조만간 생산 중단을 앞두고 있는 점도 르노삼성 위기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경영난을 겪던 지난 2010년대 실시한 경영 정상화 방안인 리바이벌 플랜의 연장선으로 2014년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물량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로부터 부산공장에 배정받았다. 닛산 로그는 출시 4개월 만에 2만6467대 수출된 후 지난 9월까지 누적 48만6460대 가량 판매됐다. 연평균 9만7만여대 가량 판매돼 르노삼성이 당초 제시한 연간 목표 8만대를 훨씬 상회하며 르노삼성 경영 정상화에 일조했다.

다만 닛산 로그는 당초 계약 내용대로 생산 기간 5년이 도래하는 내년 9월에 생산이 중단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생산 공백을 피하기 위해서는 후속 모델이 배정돼야 하지만 아직 후속 모델 도입에 관한 추진 경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이 후속 모델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인건비 △생산실적 △품질 등 부산공장에 대한 각종 평가지표에서 전세계 40여개 닛산-로그 얼라이언스 생산법인들보다 경쟁 우위를 점해야 한다. 인건비가 상승하고 생산실적이 낮아지는 등 요소로 부산공장의 경쟁력이 약화할 경우 고부가 모델을 배정받지 못해 실적이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업계서 최근 노사관계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
▲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의 리더십과 경영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작년 11월 박동훈 사장 후임으로 사장직에 오른 시뇨라 사장은 1991년 르노그룹에 입사해 주요 보직을 거친 재무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르노삼성은 그간 안정화한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부임한지 1년 6개월 밖에 안 된 박동훈 사장 대신 시뇨라 사장을 임명했다. 

하지만 취임 1주년을 앞둔 지금은 국내 경영 경험이 없는 시뇨라 사장이 최근 산적한 경영 과제에 지혜롭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르노삼성이 4000억원대 흑자를 기록했다고 하더라도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디자인 등 부문에 투자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시장 점유율이 낮고 성장동력이 눈에 띄지 않는 르노삼성이 수익성 방어에만 급급하다간 위기가 일찍 찾아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각종 악재가 상호 연관성을 지닌 만큼 이를 순차적으로 해결해나갈 방침이다.

임단협의 경우 연내 타결이 목표다. 향후 사측 교섭안을 내놓고 노조와 입장을 적극 조율할 예정이다. 

판매부진에 대해서는 최근 출시한 중형 상용 밴 마스터 등 라인업을 강화하고 내년에는 신차 대신 기존 차량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는 등 고객 니즈를 적극 반영한 제품으로 실적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다.

또 고급차나 친환경차 등 생산성이 높은 차량을 수출용으로 도입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로그의 뒤를 이을 경쟁력 있는 수출 모델 확보에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믿는 구석은 부산공장의 높은 생산성이다. 부산공장은 한 생산라인에서 차량 8종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혼류 생산 시스템 등을 갖춰 르노 그룹의 글로벌 생산기지 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드러나는 경영 관련 지표가 르노삼성 영업 성과를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각 부문별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작업과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성과는 순차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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