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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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의 거짓말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0월 15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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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스타인 델루카/동양북스/1만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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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미국 스토니 브룩 대학 심리학과 부교수인 저자 로빈 스타인 델루카가 쓴 책 '호르몬의 거짓말'의 원제는 '호르몬 신화(The Hormon Myth)'다. 책에서는 여성의 호르몬과 관련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간 여성의 호르몬과 행태 양측 간 상관관계에 대한 사회적 통념은 왜곡되고 은폐돼왔다는 주장이 골자다.

저자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여성이 짜증나고 우울하고 건강하지 못한 건 호르몬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때문"이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학적 여성에 대한 '과학 정보'가 사실은 '통념'이나 '미신'에 불과하다는 것을 과학으로 규명한다.

먼저 호르몬 신화가 작동하는 주요 사례를 든다. 이를테면 임신한 여성은 기억력이 떨어지고 수유기 여성은 쉽게 산후우울증에 걸리며 폐경기 여성은 신경질적이며 쉽게 짜증을 낸다는 등 내용을 거론된다. 사람들은 여성의 이 같은 태도나 모습들이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에서 유발한다고 이해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미 대부분의 과학 연구에서 호르몬 신화의 무용론이 증명된지 오래됐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지금보다 100년이 더 넘은 시점에 진행된 연구에서도 무용론이 입증됐다고 한다. 한 예로 여성 심리학자인 리타 홀링워스는 지난 1914년 여성의 생리 주기 단계와 지적 기능 및 감각 운동 사이의 관계를 연구했지만 관련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1990년대 초부터 많은 학자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은폐·왜곡됐다고 분석한다.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한 주체는 사회 문화적 이데올로기를 비롯해 호르몬 신화를 돈벌이로 활용하는 제약회사와 의료업계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지난 15년간 여성의 건강과 젠더 불평등에 대해 연구해온 내용과 각종 참고문헌 등 논거를 제시하며 사회에 만연한 '여성 열등론'의 근거가 얼마나 빈약한지를 들춘다. 이를 통해 호르몬 신화에 균열을 일으킴으로써 신화를 생산한 권력인 '가부장제'를 서서히 무너뜨리고 젠더 불평등을 약화시키려는 것이 집필 의도다.

이 책의 토대가 된 저자의 테드 강연(TEDx talks)은 조회수 100만건을 넘겼고 책은 현재 22개 국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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