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계열사에 외면받는 롯데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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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계열사에 외면받는 롯데카드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0월 01일 0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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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멤버스, 우리카드 이어 농협카드와 제휴카드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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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롯데카드(사장 김창권)가 실적 악화에 이어 그룹 계열사에도 외면 받으며 진퇴양난에 빠졌다. 롯데멤버스가 잇따라 다른 카드사와 제휴카드를 출시하면서 롯데카드의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멤버스는 지난 7월 우리카드와 제휴를 맺고 엘포인트 적립카드를 출시했다. 엘포인트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리아, 롭스 등 약 50여개 롯데 계열사와 외부 제휴사를 결합한 통합 멤버십이다.

엘포인트가 처음으로 롯데카드가 아닌 경쟁 카드사를 선택한 배경은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시리즈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멤버스가 계열사라는 명분보다 실리를 우선시했다는 분석이다.

이달에는 농협카드와도 손을 잡았다. 농협은 지역 농·축협을 비롯해 전국적인 점포망을 앞세워 체크카드 발급좌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엘포인트 이용률 상승에 상당한 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멤버스는 엘포인트를 다양한 곳에서 적립할 수 있도록 개방형 포인트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엘포인트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경쟁 카드사와도 지속 제휴하겠다는 의미다.

롯데카드의 수익성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점도 롯데멤버스가 타 카드사와 제휴카드 출시를 부추겼다.

롯데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1066억원) 대비 48.9% 급감한 54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611억원) 대비 9.7% 줄어든 552억원, 영업이익은 6.2% 줄어든 775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에 롯데멤버스는 우리카드와 농협카드 등 경쟁 카드사 제휴카드의 엘포인트 적립비율을 롯데카드의 상품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게 책정했다. 계열사인 롯데카드가 오히려 포인트 혜택 면에서 경쟁력이 낮아지게 된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롯데카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롯데카드는 전체 결제금액의 30%가 계열사 가맹점(백화점, 마트 등)에서 나오고 있다. 영업이익도 15%가량 계열사 간 직접거래(가맹계약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롯데카드가 그룹 계열사임에도 포인트 혜택 등에서 강점을 갖지 못한다면 그만큼 수익성 하락으로 직결되는 부분이다.

롯데카드는 실적 상승을 위해 베트남 등 해외시장 진출과 '아임'(I'm) 시리즈 등 신상품 출시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정작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찾기에는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멤버스가 독립적으로 엘포인트를 운영하기 때문에 적립비율 등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현재도 타사 상품과 적립비율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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