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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의 밑줄긋기] 쌍용차, 정리해고자 잘 보듬을 수 있을까

세부 계획 제시해 믿음 줘야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09월 19일 오전 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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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쌍용자동차 노사가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119명을 내년까지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각계에서는 이번 합의를 정리해고자 문제의 해피엔딩으로 규정하며 환영했다.

하지만 쌍용차가 9년 전 사태 이후 최근까지 쉽사리 확정짓지 못했던 복직 완료 시점을 어떻게 이번에 급작스럽게 내놓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쌍용차는 그간 신차를 출시하거나 자동차 판매실적이 호전되는 등 경영 상황 개선이 이뤄져야 인력 수요가 생긴다며 복직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그러면서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6년 40명, 작년 62명, 올해 3월 26명 등 매년 정리해고자와 희망퇴직자 중 일부를 복직시켜온 점을 홍보해왔다.

쌍용차는 이번 합의를 통해 내년 말까지 지난 3년 간 이뤄낸 성과와 비슷한 규모의 복직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 출시할 렉스턴 스포츠 차기작, 코란도C 후속모델, 전기차 등 신차 3종이 투입됨에 따라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찝찝함이 남는다. 쌍용차의 이번 결단이 최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희생자 추모 분향소가 마련된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쌍용차가 그간 국내 자동차업계에 만연한 위기설에 편승해 복직 문제의 완전한 해결에 난색을 표하다 이슈로 떠오르자 급히 대안을 내놓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쌍용차의 내년 신차 투입 계획은 앞서 2년 전부터 지속 거론돼왔다. 신차 투입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복직문제 해결이 가능했다면 더 빨리 복직문제 해소방안을 내놓을 수 있지 않았을까.

복직문제가 표류하는 동안 정리해고자들 중 30명이 그간 안타깝게도 생을 달리했다. 이들에겐 쌍용차의 복직통보가 삶의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쌍용차는 2015년 노·노·사 합의에 따라 매년 복직자와 희망퇴직자, 신입사원을 각각 3대3대4 비율로 채용해왔다. 최근 3년간 복직시킨 128명 중 38~39명이 정리해고자인 셈이다. 하지만 쌍용차의 이번 합의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성과의 3배가 넘는 규모의 인원을 당시의 절반도 안되는 기간동안 이뤄낸다는 뜻이 된다.

이에 쌍용차는 합의에 따라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과제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기존 채용 비율에 이번 합의한 복직 규모를 더하면 쌍용차는 내년까지 400명에 가까운 인원을 복직시키거나 신규 채용해야 한다. 만일 채용 비율을 수정해 정리해고자를 우선 복직시킬 경우 희망퇴직자나 신입사원의 채용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쌍용차는 아직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핵심사항인 재원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내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액면가 미달 신주를 발행해 재원을 확보할 방침이지만 재무구조가 악화한 쌍용차의 신주 발행이 원활히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쌍용차는 이번 합의를 통해 꾸려진 상생발전위원회에서 관련 비용 건을 포함한 합의 세부이행 계획을 마련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인 해결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가운데 합의에 참여한 정부에만 의존하려는 한다는 의구심도 든다. 이번 합의에는 정계 대표로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나섰다.

쌍용차는 그간 정리해고자들에게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복직 완료 시기를 섣불리 내세우지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가시적인 근거가 부족한 합의문이 정리해고자들에게는 또 다른 희망고문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9년 전 구조조정 사태가 누구의 잘못이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지금 모두가 피해자가 됐다. 그래도 지금은 일단 쌍용차가 사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다. 앞일을 내다보기도 쉽지 않을 터다. 그렇더라도 복직 문제 해결에 대해 지금보다 더 구체적인 방안과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시장에 선명한 위기 극복의 신호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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