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연봉킹'의 자존심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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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연봉킹'의 자존심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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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독점계약...디지털사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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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금융권 '연봉킹'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지난 15년간 현대카드의 부흥을 이끌며 연봉킹 자리에 올랐지만 최근 현대카드는 침체기에 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코스트코 독점계약을 주도하고, 디지털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등 뒷걸음질 치는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1일 금융권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올해 초 현대·삼성·신한·씨티카드 등 4개 카드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낸 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를 차기 카드가맹점 계약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특히 유통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제치고 계약에 한 발 앞섰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계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코스트코가 갖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스트코는 매년 매출이 10% 안팎으로 늘고 있어 카드사로서는 코스트코와의 독점 계약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기준 코스트코는 지난 1년간 전국 13개 매장에서 3조8040억원을 벌어 들였다. 현재 삼성카드가 받고 있는 건당 0.7%의 수수료만 잡아도 연간 200억~300억원의 안정적인 수수료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더해 100만명에 달하는 코스트코 고객을 확보해 회원 규모 확대를 꾀할 수 있다.

특히 업계 3위 현대카드가 코스트코와 계약을 체결하면 기존 2위 삼성카드의 수익을 빼오면서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정 부회장은 코스트코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실용성과 혁신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디지털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드업계 불황에도 디지털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정태영 부회장은 "5년 전부터 현대카드를 AI(인공지능)·머신러닝 등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를 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에 올인해 왔다"며 "연내에 인프라 구축이 끝나면 내년부터 차원이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구축 중인 AI 기반 정보분석 시스템이란 고객들의 결제 정보를 1500가지 항목으로 분류하고 분석해 이를 사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대카드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매년 수백억원씩 투입하고, 디지털 전문 인력 350명을 추가 채용했다.

정 부회장은 이 같은 공격적인 행보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한다. 2003년 시장점유율 1.8%에 불과한 현대카드를 상위권으로 키워내며 연봉킹까지 올랐지만 최근 현대카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칼을 빼든 것이다.

현대카드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10.8% 감소한 1538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1308억원) 대비 534억원(40.8%) 줄어든 77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정 부회장은 상반기 총 22억5100만원의 보수를 챙기며 금융권 연봉킹 자리에 올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에 대해 그동안 혁신의 바람을 일으켰으나 최근 회사 순익부문에서는 속빈 강정의 꼴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이 이를 불식시키고 현대카드 제2의 전성기도 열어젖힐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그동안 현대카드의 부흥을 이끌고 혁신적인 경영을 인정받아 왔지만 최근에는 연봉킹에 맞는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며 "이제는 다시 실적으로 보여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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