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접히는 스마트폰' 폴더블폰 개발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탄생 10주년을 맞는 내년 초 차세대 스마트폰 라인업 중 하나로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에 폴더블폰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내부코드명 '위너(Winner)'로 명명된 삼성 프로토 타입 폴더블폰은 대각선으로 약 7인치 크기의 태블릿폰 크기로 화면을 지갑처럼 반으로 접을 수 있다. 접혔을 경우 한쪽에는 작은 디스플레이 막대가 표시되고 다른 쪽에는 카메라가 표시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출시계획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하지만 업계선 삼성전자가 올해 CES 중 프라이빗 미팅을 통해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이미 시연하는 등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과 폴더블폰과 관련해 구체적인 공개 일정이 거론되는 단계까지 다다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 1월 CES 2019에서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폴더블폰 개발은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차세대 스마트폰 출시를 위해 진행해온 프로젝트다. 현재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은 폴더블폰의 내년 또는 내후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IT사이트 렛츠코디지털에 따르면 LG전자도 지난해 말 미국 특허청(USPTO)에 '모바일 단말기(Mobile terminal)'라는 제목의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출원해 지난 6월 28일 승인 받았다.
특허 내용을 보면 이 단말기는 장치 내부에 한 번 접혀있는 대형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형태로 펼쳐지면 디스플레이가 자동으로 켜지고 닫히면 다시 꺼진다. 슬라이딩 방식으로 움직이는 메커니즘으로 접힐수록 외부 부분이 더 길어지고 완전히 접히면 자석으로 고정된다.
LG디스플레이 또한 지난 4월 LG사이언스파크 개관식에서 '65인치 UHD 롤러블 OLED'와 화면이 휘어지는 '0.4㎜ 플렉서블 OLED'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LG전자 폴더블폰에 대한 구체적인 개발 진척상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선 LG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 또한 폴더블폰 출시경쟁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는 수준으로 본다.
해외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 또한 이르면 연내, 늦어도 2020년까지는 폴더블폰 개발을 완료하고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16년 말 미국 특허청에 폴더블폰 관련 특허 출원하고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화웨이도 연내 폴더블폰 공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모토로라 또한 최근 폴더블폰 디자인 특허를 받았다.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이처럼 폴더블폰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4%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3년째 1%대 성장률에 머무르며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분기별로도 2분기 연속 시장규모가 하락세를 보였다. S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규모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반면 SA는 세계 폴더블폰 판매량이 내년 230만대에서 2022년까지 5010만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시장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성장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의 경우 높은 가격대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특화된 콘텐츠 확보 문제로 인해 출시되더라도 초기에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존 틀 안에서는 예전처럼 큰 폭의 혁신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정체를 뚫어낼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