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물 갔다고?" 농심 '건면 전쟁'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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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 물 갔다고?" 농심 '건면 전쟁' 선전포고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7월 11일 0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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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면 제조력 앞세워 HMR 출사표…풀무원과 양강 구도

▲ 농심이 풀무원과 양분하고 있는 건면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했다
▲ 농심이 풀무원과 양분하고 있는 건면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했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최근 들어 히트상품이 뜸했던 농심(대표 박준)이 '건면' 시장을 집중 공략해 부진 탈출의 기지개를 켠다.

이전까지 칼국수, 냉면 등 한식 메뉴를 공략했다면 이번에는 대표적 양식 메뉴인 스파게티를 건면 컵라면으로 만들어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시장은 규모는 2조975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 줄어들었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갖춘 간편식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열량이 높은 라면의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간편식 시장 규모는 2조3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약 3배 커졌다.

반면 농심, 풀무원,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4개사의 지난해 건면 제품 매출은 1166억원으로 전년대비 25.2% 성장했다. 2015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다.

건면은 면발을 익힌 후 열풍으로 자연건조 시키기 때문에 기름에 튀기는 기존의 '유탕면'보다 맛이 깔끔하다.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은 이유다.

이처럼 성장하는 건면 시장에서 농심의 매출은 552억원으로 전체의 과반을 차지한다.

농심이 2016년 말 '얼큰장칼국수'를 선보이며 건면시장에 진출했다. 농심은 2007년부터 건면 전용생산 시설인 녹산공장을 가동하며 건면 대중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녹산공장에서는 건면 제품인 '둥지냉면' '후루룩국수' '건면새우탕'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건면 스파게티 제품인 '스파게티 토마토'를 간편식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포부다.

스파게티 토마토에는 50여년간 쌓아온 농심의 라면 제조 노하우가 대거 반영됐다. 농심은 잘 익지 않는 스파게티 면을 빨리 익히기 위해 특허 받은 '중공면(中空麵)' 기술을 적용했다. 면 중앙에 얇은 구멍을 뚫어 뜨거운 물을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다.

또 2008년 둥지냉면을 출시하며 처음 개발한 '네스팅(Nesting) 공법'을 활용해 길쭉한 스파게티 면을 둥지 모양으로 말려서 용기에 넣는다.

농심은 '신라면'과 '짜파게티' '너구리' '안성탕면' 등 메가 히트 제품을 여럿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출시된 제품들의 인기는 이를 뒷받침 하지 못했다.

점유율 1위 자리는 유지하고 있지만 '진짬뽕'과 '진짜쫄면'을 내놓은 오뚜기, '불닭볶음면'을 보유한 삼양식품에 추격을 허용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스파게티 토마토에 거는 기대도 크다. 농심은 스파게티 토마토의 단기 매출목표를 200억원으로 잡았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건면 매출을 지금의 2배 수준인 1000억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건면으로 개발할 수 있는 전 세계 면류는 다양하다"며 "2020년까지 1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건면 시장에서 농심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풀무원이다.

건면 시장점유율은 2016년 풀무원이 53.3%로 1위, 농심이 45.1%로 2위였지만 지난해에는 농심이 55.0%로 풀무원(44.5%)을 역전하며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풀무원은 2016년 '육개장칼국수'를 출시하며 건면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 제품은 6개월만에 2000만개가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건면 브랜드명을 '자연은 맛있다'에서 '생면식감'으로 리뉴얼하고 신제품 '돈코츠라멘'을 출시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께 굵은 면발의 중화풍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들이 면의 식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다만 건면 제품의 경우 맛이 심심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들도 다수이기 때문에 결국은 제품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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