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뷰] 신세계 '삐에로쑈핑', 한국판 돈키호테냐 카피캣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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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리뷰] 신세계 '삐에로쑈핑', 한국판 돈키호테냐 카피캣이냐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6월 28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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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인테리어부터 손글씨 안내판, 상품구색까지 싱크로율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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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돈키호테 #B급감성 #만물상 #탕진잼.

신세계가 스타필드, 이마트24, 부츠에 이어 선보인 새로운 유통채널 '삐에로 쑈핑'을 대표하는 해시태그다.

삐에로쑈핑은 공개되기 수 개월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정용진 부회장이 일본 여행 중 돈키호테를 방문했다가 영감을 얻은 것으로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십만 팔로워를 거느린 정 부회장은 삐에로쑈핑 오픈 일정을 직접 홍보하는 열의를 보여왔다.

돈키호테는 일본 관광객들이 기념품과 식료품을 구매하기 위해 필수로 들리는 쇼핑몰이다. 여러 층을 한 번에 사용하며 식품부터 주류, 약품, 성인용품, 캐릭터 상품 등을 총망라한다.

하지만 '신세계표 돈키호테'를 기대하고 방문한 삐에로쑈핑은 그냥 돈키호테 그 자체였다. 여러 입소문이 없었어도 삐에로쑈핑의 외관을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돈키호테를 연상할 것 같았다.

▲ 일본 돈키호테 외관
▲ 일본 돈키호테 외관
우선 선명한 노란색의 로고에서부터 돈키호테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준다. 매대 곳곳에 치렁치렁 늘어트린 넝쿨 장식도,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제품 디스플레이도 돈키호테와 똑같다.

신세계는 매장에 상주하는 직원이 직접 작성한 손글씨 안내판을 부착해 쇼핑의 재미를 더했다고 설명했지만, 이것마저 차이점이 없었다.

20~30대 고객을 겨냥해 마련한 성인용품 및 코스프레 용품 코너 역시 마찬가지로 돈키호테의 명소(?)중 하나여서 식상했다. 삐에로쑈핑 내 성인용품 코너에 들어가기 위해선 커튼을 걷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마저도 돈키호테와 똑같았다. 심지어 구색도 부족했다.

이러다 보니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똑같아도 너무 똑같은 거 아니야?"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돈키호테를 모르는 사람들은 쉽게 '다이소'를 떠올리기도 했다.

식품부터 주류, 생활용품까지 전반적으로 일본 수입제품이 많아 일본에 온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 삐에로쇼핑(왼쪽)과 돈키호테의 성인용품 코너 입구
▲ 삐에로쇼핑(왼쪽)과 돈키호테의 성인용품 코너 입구
"아무리 그래도 신세계가 만들었는데 정말 차이점이 없겠어?"라는 생각이 들어 매장 곳곳을 누벼봤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지하 2층 구석에 흡연실이 위치한 것이었다. 지하철 2호선 콘셉트를 차용해 색다른 재미를 부여했다.

▲ 4300만원짜리 롤렉스
▲ 4300만원짜리 롤렉스
프라다, 발렌티노, 펜디, 보테가베네타, 골든구스 등 입이 쩍 벌어지는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한 쇼케이스장도 눈에 띄었다. 무려 4300만원을 호가하는 롤렉스 시계도 전시돼있었다. 실제 구매하는 소비자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목은 확실히 끈 셈이다.

화장품 코너는 보통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비슷한 인테리어였지만 생전 처음 보는 브랜드들이 많았다.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어서 선뜻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홍보의 장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화장품 코너보다는 그 안쪽에 위치한 서클렌즈 판매 코너가 더 신기했다.

직원 유니폼 뒷면에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점과 안내판에 '급소가격' '갑of값'이라는 문구가 적힌 것도 꽤 재미있었다.

CJ 푸드월드 등 코엑스몰 내 식음료 매장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어 집객은 수월할 것 같았다. 또 매장 중간에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쉽게 쇼핑할 수 있었다. 지하 2층은 주차장과도 연결된다.

하지만 삐에로쑈핑이 돈키호테의 '카피캣'으로 남지 않기 위해선 더 많은 진화가 필요하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상품 구색을 점장의 자율에 맡기겠다고 한 만큼 더욱 색다른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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