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한국GM 군산공장, 살 길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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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한국GM 군산공장, 살 길은 있는가
  • 김필수 교수 perec@naver.com
  • 기사출고 2018년 06월 18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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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군산공장이 실질적으로 폐쇄됐다. 부평과 창원공장을 살리기 위한 공적 자금의 투입은 결정돼 당장의 어려움은 모면했지만 군산 지역은 피폐되고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물론 한국GM은 당장 어려움은 모면하는 듯 보이지만 기간만 연장됐지 어느 하나 해결된 부분은 없는 상태다. 당장 군산공장의 미래부터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군산공장은 이 상태로 끝날 것인가.

지난 22년간 국내에서 승용차 공장이 세워진 경우는 없었다. 더욱이 현실은 더욱 암담한 상황이다. 최저임금 문제와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은 물론이고 기업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요원한 실정이다. 국내 시장에 투자를 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분야는 고비용 저생산 저효율 구조와 강성 노조의 이미지가 강해 국내 투자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산 공장의 미래는 어둡다. 일각에서는 친환경 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 투자를 자주 언급하고 있으나 기간이 오래 소요되고 중앙정부 차원의 컨소시엄 구성 등 구성 자체가 쉽지 않다. 

과연 군산공장은 무엇으로 회생할 수 있는가.

우선 최근 발표돼 관심이 많은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 공장에 대한 참조가 필요하다. 광주형 일자리는 기존 자동차 공장에서 받던 연봉의 절반 수준인 4000만원대 연봉으로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위탁형 자동차 생산을 하는 구조다. 기아차 모닝과 레이라는 경차를 생산하는 동희오토라는 위탁생산 방법과 유사하다. 하지만 광주시가 대주주가 되고 다양한 메이커의 차종을 생산하는 것은 다르다. 

이 모델의 성공 여부는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 현대차 그룹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중요한 변수다. 그래도 군산공장의 회생을 위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벤치마킹 모델이다. 기존 9000만원대 연봉이라는 고비용 구조를 벗어난 실속형 모델을 고민한다면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뜻이다. 동희오토의 경우도 경차라는 수익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일반 자동차 메이커의 절반 수준의 연봉을 전제로 진행됐다. 

두 번째로 군산공장은 이미 자동차 플랫폼이 구성되어 있는 생산 가능한 구조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준비돼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모델을 투입한다면 충분히 회생가능하다. 30만대 이상의 대량생산 체제 구축은 상황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전기차 같은 소량 생산 체제로는 실속이 부족하고 한계가 크다. 그렇다고 대량 생산을 위한 다른 메이커의 투자는 쉽지 않다. 확실한 부분은 시설이 완벽해 재투자 없이 비용을 절약하면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크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한국GM의 의도를 짚어봐야 한다. 빠른 청산을 위해 헐값으로 해외 매각한다면 예전 쌍용차 문제와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2대 주주인 산업 은행을 필두로 정부 차원의 간섭이 요구된다. 어떤 방식이든 국내 시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경영에 실패한 한국GM이 책임을 지고 회생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 정부도 감시가능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한국GM이 연구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핵심 부품을 국산으로 사용하는 쉐보레 볼트 같은 전기차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네 번째로 군산공장에서의 실질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모델을 찾아야 한다. 저가로 생산하는 모델인 만큼 경차 수준의 가성비가 요구된다.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경형 SUV 등 경차 모델을 연구·개발해 다양성을 만족하면서 정부도 각종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모델이어야 한다. 기존 자동차 노조 반발 등 문제점을 최소화하면서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동시에 한국GM의 다크호스였던 다마스와 라보 같은 서민용 경승용차 생산을 새로 이어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모델은 지난 수년간 환경적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서민용이라는 이유로 연장 생산됐다. 하지만 곧 생산 중단된 한계를 지닌 모델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단일모델로서 인기를 끌고 있고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OBD2 조건 등 환경적인 조건을 만족시키면서 조금만 노력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 기본의 플랫폼을 극대화하면서 저가 고효율 구조로 탈바꿈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섯 번째 여기에 앞서 언급한 전기차 같은 경쟁력 있는 모델 한두 가지 정도가 추가돼야 한다. 그러면 군산 공장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수 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다양한 모델을 위탁생산하고 새만금 단지 등 함께 있는 공간을 시험장 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여섯 번째 중앙정부와 한국GM은 물론 지자체 등 산학연 컨소시엄이 필요하다. 중앙정부는 제도적 지원과 세제 지원 등 최대한 지역적 지원을 동원하고 한국GM은 기존의 책임을 다하면서 지자체가 지역적 역량을 모아 성공적 요인을 집중시켜야 한다. 여기에 직접적인 컨소시엄 인수를 통해 방법을 동원한다면 불가능한 부분은 아닐 것이다.

군산공장 문제는 중앙정부와 한국GM 등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한다. 고개를 돌리지 말고 해결의지를 가지고 열과 성을 다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머리를 싸매고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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