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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폐업까지 갈까

전례없고 소비자·직원·주주 반발 커…과징금∙관계자 처벌 수준에 그칠 듯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06월 12일 오후 3시 54분
▲ 진에어가 항공 관련 법 위반으로 사업면허가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국내 2위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로부터 비롯된 리스크의 영향권에 들면서 폐업 위기설까지 돌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현재 진에어의 과거 사내이사 불법등기 사실에 대해 항공운송면허 취소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국내 항공사업법과 항공보안법상 외국인 국적을 가진 자가 임원에 등록된 경우는 해당 항공사의 항공운송사업면허 취소 사유가 된다. 진에어는 앞서 지난 2010~2016년 기간 조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씨를 기타비상무·사내이사로 등재됐다가 배제했다. 1983년 하와이에서 출생한 조씨의 국적은 미국이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을 때 현재 진에어의 불법적 요소가 없음을 이유로 처벌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다 여론과 언론의 뭇매를 맞자 김현미 장관 지시로 최근 처분 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에어 문제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이달 말쯤에는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국토부가 진에어의 항공운송사업면허를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 피해나 업계 파장 등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진에어 폐업으로 인한 직원 고용보장 문제는 항공업계 인력수급 상황을 미뤄볼 때 다른 항공사에서 충분히 흡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진에어 직원 수는 1712명에 달한다. 오너일가 논란으로 최근 사퇴한 조양호 전 대표이사와 조현민 전 부사장을 제외한 임원까지 포함하면 1720명 가량 된다. 통상 연간 항공인력 수요가 2000~3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순차적으로 타사 인력으로 무난히 흡수될 것으로 점쳐진다.

진에어가 보유 중인 노선이나 운항시간대(슬롯)도 폐업 후 정부가 회수한 뒤 시장 상황에 맞춰 재분배해도 큰 무리가 없다. 현재 6곳의 국적 저가항공사(LCC)가 사업 중이지만 상위 항공사를 제외하면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체 항공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진에어의 국내선 점유율은 11.5%에 불과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가 43.2%를 차지하고 있고 진에어를 제외한 나머지 5개 LCC가 33.8%의 점유율을 나눠 가지고 있다.

국토부가 최근 사업성이 저조한 LCC의 면허 취소를 고려한다고 발표한 점을 고려할 때 진에어 사업의 재배분은 오히려 타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진에어 멤버십 회원에 대한 보상 문제도 풀기 어렵지 않다. 진에어 멤버십 제도 중 ‘나비포인트’는 진에어 항공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적립되는 일종의 항공마일리지 서비스로 이미 항공권 쿠폰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진에어 폐업이 결정되면 고객별 보유 중인 포인트에 상당하는 액수로 환불 또는 배상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진에어의 면허 취소가 실제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고객에 대한 안정적인 서비스 공급 등을 고려할 때 정부가 처벌 수위를 완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우선 전례가 전혀 없다. 폐업으로 인한 파장이 크지 않다 하더라도 최종결정권자인 국토부에게는 충분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과거 안전사고나 자금난 등을 이유로 국내외 항공사들이 일정 기간 운항 정지나 과징금 등 처분을 받은 사례는 있지만 행정적 위법 사례로 면허가 완전히 취소되는 등 처벌받은 경우는 전무하다.

또 진에어 면허 취소 후 임직원 고용 문제나 주주의 손해, 투자금 회수 등 문제는 이론적인 해결책만으로 쉽게 해결이 가능하다고 재단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임직원 개개인의 상황이 걸려있는데다 인력 재배치, 현금성 확보 등 각종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도 진에어 직원·주주를 옹호하면서 진에어의 면허 취소를 반대하는 청원글이 게재돼 있다.

진에어 노선 및 슬롯이 재분배되는 과정을 비롯해 이들의 효율적 운용이 이뤄질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진에어가 공급해온 항공수요를 업계에 재분배하기 위해서는 타 항공사에 비용 확보, 운항스케줄 조정 등 사업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각 항공사의 역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확보한 공급편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칫 국내 항공 서비스 역량의 위축으로도 이어질 소지가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가 진에어게 법에서 규정하는 최대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논란을 일으킨 관계자를 처벌하는 선에서 처벌수위를 조율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진에어의 존폐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매우 복잡다단하다”며 “항공업계에서는 그간 오너리스크가 커지면서 면허 취소 가능성을 저울질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여전히 진에어 존립에 무게를 두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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