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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응의 펜촉] 재건축 수주전 이제 ‘정정당당’해지길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06월 11일 오전 8시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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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지난해 반포주공 재건축 단지 등 강남 재건축 수주전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과열양상을 보이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다. 대행업체를 통한 매표행위, 고액 이사비, 상식 밖의 접대와 향응 제공 등 그간 암암리에 진행해온 각종 편법과 위법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혼탁함이 극에 달했다.

이로 인해 검찰수사가 시작됐고 여론도 악화됐다. 이에 건설업계는 지난해 10월 자정선언에 나서며 향후 도시정비사업에서의 공정경쟁을 다짐했다. 

이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되면서 재건축 시장도 잠잠해지는 듯했다. 이어진 수주전에서도 겉으로는 시공능력과 브랜드 파워로 경쟁하는 양상이 한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다시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수도권 한 재건축단지에서 수주전 과열의 상징 ‘이사비’가 다시 거론되는가 하면, 모 단지에서는 수주전 과정에서 향후 사업으로 기대되는 이익을 사전에 확정해 조합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편법’까지 등장했다.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법망을 교묘하게 피하려다 보니 법규상 허점을 노려 관계당국의 지침에 반하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자정선언을 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또 다시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고 있는 꼴이다. 왜 이런 일이 또 벌어지는 걸까.

‘시공권 확보’라는 과실을 얻기 위해 다시 유혹에 넘어간 건설사들도 물론 비판받아야 하겠지만 더 근본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수주전이 혼탁해지는 배경에는 수주전에서는 ‘을’일 수밖에 없는 건설사들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추기는 ‘갑’, 즉 조합들의 행태가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자정선언 이후에도 물밑에서는 여전히 ‘한탕’을 원하는 일부 조합 측의 요구에 응하는 건설사들이 있었다”며 “많이 깨끗해지기는 했어도 수주전은 대체로 혼탁한 편”이라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정도(正道)를 지키는 대다수 건설사들이 수주전에서 손해를 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수위권을 다투는 브랜드파워와 시공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수개월째 수주전을 따내지 못하는 건설사도 있을 정도다. 

실제 최근 문제가 된 이사비의 경우 조합이 아예 입찰조건에 포함시키다보니 건설사도 어쩔 수 없이 제안에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결과적으로는 이사비를 포함시킨 건설사가 그렇지 않았던 경쟁사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논란의 불씨도 남겼다. 

지난해 과열된 수주전이 남긴 상흔은 아직도 업계에 깊이 남아 있다. 지난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현대건설은 아직까지도 이와 관련해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당시 수주전에 뛰어들었던 다른 대형건설사들 또한 수사를 받고 있거나 수사대상에 오르내리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된 일부 단지에 대해서도 관계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여론도 다시 나빠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 ‘제살 깎아 먹기’식 수주전략을 구사하는 건 함께 죽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조합의 찜찜한 요구를 수용하기보다는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법 테두리 안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누군 거부하고 누군 받아들여선 영원히 갑에게 휘둘리는 을의 신세를 벗어날 수 없다. 손해를 일부 감수하더라도 적폐의 고리를 끊고 잘못된 게임의 룰을 깨부수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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