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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혁의 증권맨] 흔들리는 현대차, 엘리엇이 뭐길래

윤재혁 기자 dkffk3318@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05월 21일 오전 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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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윤재혁 기자]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이른바 ‘현대차 흔들기’가 날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여기에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들이 합류하면서 엘리엇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엘리엇의 주장이 현실화 돼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는 ‘먹튀’가 벌어질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손실과도 연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엘리엇은 기업의 약점을 잡아 집요하게 공격해 ‘벌처펀드’로 불려왔다. 구조조정, 인수∙합병 등 기업 이슈가 떠오르면 어느새 해당 기업 관련 지분을 싸들고 나타나 ‘소액주주의 대변자’로 변신한다.

엘리엇의 전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상기 언급했듯 구조조정 등 기업 이슈가 발생하면 지분을 매집한 뒤 주주 권익 요구 등으로 기업을 쥐고 흔든다. 주가를 끌어 올린 후 팔아 치워 이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엘리엇 공격 역사상 유일하게 패배한 사례이긴 하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에도 그랬다. 더 이전에는 미국 P&G의 독일 웰라 인수건, 미국 EMC와 델의 합병건, 호주 BHP빌리턴의 셰일 사업 포기 권고 당시에도 유사한 전략을 사용했다.

이번 현대차그룹 분할∙합병 지배구조 개편 논란도 이와 같은 사례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현대모비스 사업부문 분할을 통한 현대글로비스 합병은 현대모비스 주주입장에서는 그리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 현대모비스가 쥐고 있던 모듈 사업과 A/S부품 사업이 현대글로비스로 넘어가니 중장기적으로는 좋을 지 몰라도 당장 주가에는 긍정적이지 않다.

엘리엇은 이 부분을 물고 늘어졌다. 엘리엇은 지난달 23일 “현대차그룹의 기존 지배구조 개편안은 소액주주에 돌아갈 이익이 분명하지 않다”며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것만으로 기업경영구조가 개선됐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당지급률을 순이익 기준으로 40~50% 수준으로 개선하라고 요구하고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 3명을 추가로 선임할 것을 촉구했다.

또 다시 ‘소액주주의 대변자’로 변신한 엘리엇이 국내 기업 사냥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재벌 승계와 갑질 등에 따른 한국의 반(反) 기업정서가 엘리엇의 등쌀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약점을 찾아내 여론을 주도하는 엘리엇의 특성상 한국 기업은 그야말로 ‘좋은 먹잇감’이다.

여기에 수익률이 좋은 것도 엘리엇의 위세를 더욱 키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기준 엘리엇을 추종한 동행수익률이 글로벌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인 4.6%를 훌쩍 뛰어넘는 26.3%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들 사이에서 엘리엇이 ‘구세주’라고 불리는 까닭이다.

생각해봐야 할 것은 엘리엇 역시 개미들이 그토록 비난하는 이른바 ‘기관 세력’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개미들에게 신경쓰지 않는다. 철저하게 주주들의 이해를 표방하고 나서고 있긴 하지만 그들은 엄연히 세력이다. 세력들이 거쳐간 자리에는 주가 폭락이 여지 없이 나타난다.

엘리엇의 향후 행보는 뻔하다. 포퓰리즘을 이용해 현대모비스의 주가를 한껏 끌어올린 뒤 그 어떤 투자자들보다 빠르게 사들인 주식을 털어낼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위 고점에 물린 개미들이 손에 든 주식을 쥐고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도 자명하다.

물론 엘리엇을 따라 몇 배의 이익을 챙긴 투자자들도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 이상의 손실을 입는 투자자들이 생길 수 있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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