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작지만 강한 SUV 메이커' 쌍용차의 산실, 평택공장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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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작지만 강한 SUV 메이커' 쌍용차의 산실, 평택공장에 다녀오다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4월 26일 0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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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렉스턴 등 양산하며 쌍용차 발전에 일조…근무체제 전환해 생산성↑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경기 평택시 칠괴동 한적한 교외에 위치한 쌍용자동차(대표 최종식) 평택공장 내부 분위기는 여유로운 듯 하면서도 활기를 띄었다.

따뜻한 4월의 봄날 주차장에서 햇빛을 반사시키며 늘어서 있는 신차들의 정돈된 모습뿐 아니라 3개 공장라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표정에서 그런 기운이 감지됐다.

▲ 조립3라인 직원이 동력계통을 비롯한 부품들이 장착된 렉스턴 스포츠 쿼드프레임의 상부에 차체를 결합하고 있다.
▲ 조립3라인 직원이 동력계통을 비롯한 부품들이 장착된 렉스턴 스포츠 쿼드프레임의 상부에 차체를 결합하고 있다.
쌍용차는 근로자의 삶의 질과 생산성을 함께 향상시키기 위해 이달부터 근무체제를 기존 주야 2교대에서 주간연속 2교대로 변경해 도입했다. 이와 함께 출퇴근 시간도 조정했다.

주간조가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3시 40분까지 점심시간 40분을 제외한 8시간을 근무한다. 이어 야간조가 오후 3시 40분 일을 시작해 자정 30분까지 8시간 근무하고 연장 근무 1시간을 더한 뒤 이튿날 오전 1시 30분에 퇴근한다.

▲ 동력계통을 비롯한 부품들이 장착된 렉스턴 스포츠 쿼드프레임 상부에 차체를 결합 중인 모습.
▲ 동력계통을 비롯한 부품들이 장착된 렉스턴 스포츠 쿼드프레임 상부에 차체를 결합 중인 모습.

주간조의 경우 기존 근무체제보다 1시간 30분 더 일찍 출근하지만 퇴근 시간이 5시간 20분이나 빨라졌다. 기존 3시간씩 수행해온 연장근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신 1·3조립라인 인력의 전환배치나 희망퇴직자 복직 등을 통해 야간조에 일부 인원이 충원됐다.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임금은 오히려 늘어 이를 좋아하는 직원도 있었다.

렉스턴 스포츠와 G4 렉스턴 등 차종의 샤시 공정을 관리하는 신희관 쌍용차 조립3팀 직장은 "출근시간이 앞당겨지면서 몸은 약간 피곤하지만 일별 231대 만들 수 있던 생산능력이 30여대 늘어난 264대 수준으로 향상했다"며 "근로시간이 줄었지만 생산성 강화에 따른 보전수당이 지급되면서 개인적으로 임금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 조립3라인 직원이 렉스턴 스포츠의 쿼드프레임에 엔진을 비롯한 동력계통을 장착하고 있다.
▲ 조립3라인 직원이 렉스턴 스포츠의 쿼드프레임에 엔진을 비롯한 동력계통을 장착하고 있다.

이날 오전 둘러본 조립3공장 내부에서 근무 중인 근로자들은 트림 1~2라인과 샤시·바디 라인 등 4개 공정의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트림 1~2라인에서는 차량 내 공조시설, 전지 등 부품 조립 작업이 이뤄지고 샤시라인에서는 구동장치, 엔진, 미션 등이 차체 골격에 장착된다. 바디 라인에서는 로봇에 의한 용접 작업에 이어 도어, 후드, 테일게이트 등이 골격에 결합되면서 차량 형태가 최종 완성된다.

▲ 로봇에 의한 100% 자동화 공정을 통해 렉스턴 스포츠 차체 용접이 이뤄지는 모습.
▲ 로봇에 의한 100% 자동화 공정을 통해 렉스턴 스포츠 차체 용접이 이뤄지는 모습.
100% 자동화된 용접 작업을 제외한 나머지 임무를 수행 중인 직원들 중에는 각자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가 하면 이어폰을 끼고 드라마를 시청하는 직원도 눈에 띄었다.

'근무시간에 웬 영상'이라는 생각이 들어 쌍용차 홍보팀에 문의해보니 공장 직원들은 2시간 근무할 때 마다 휴식시간 10분이 주어진단다. 오전과 오후에 각각 1번씩 쉴 수 있는 셈이다. 혹서·혹한기에는 5분 늘어 15분씩 쉰다. 공장 투어를 설명하는 직장, 팀장 등 상사가 지나가도 휴식시간을 보내고 있던 직원들은 전혀 눈치를 보지 않았다.

▲ 차체3라인 직원들이 로봇의 용접 작업을 거친 렉스턴 스포츠 차체를 살펴보고 있다.
▲ 차체3라인 직원들이 로봇의 용접 작업을 거친 렉스턴 스포츠 차체를 살펴보고 있다.
현재 변경된 근무체제는 평택공장 내 조립 1~3라인 중 티볼리 시리즈와 코란도C를 주력 생산하는 1라인, 렉스턴 브랜드를 생산하는 3라인에 도입됐다. 코란도 투리스모, 티볼리 일부 모델 등 비교적 수요가 적은 차종을 생산하는 2라인은 근무시간이 변경된 주간 1교대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3개 라인의 종합 생산실적이 작년 14만5345대에서 7.8% 늘어난 올해 15만6000여대를 달성할 것으로 쌍용차는 전망했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상무)은 "지난 1월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가 4달도 안된 이달 현재 2만대 이상 누적 계약고를 달성한데다 백오더가 1만대에 달한다"며 "이번 근무체제 변경을 통해 1만대 넘는 생산물량 증대 효과가 기대되면서 렉스턴 스포츠 적체 문제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송승기 쌍용자동차 생산본부장(상무)이 생산본부 교육장에서 쌍용차 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송승기 쌍용자동차 생산본부장(상무)이 생산본부 교육장에서 쌍용차 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지면적 86만㎡의 쌍용차 평택공장은 타 유력 완성차 제조사의 시설규모에 비하면 작다. 쌍용차는 이에 더해 판매부진에 따른 기업회생절차를 겪은 뼈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날 둘러본 평택공장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고 전보다 더욱 단단해진 듯했다. 최근 격변기를 거치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 일각의 모습 때문인지 쌍용차의 행보는 더욱 돋보였다.

쌍용차가 내민 슬로건 'SUV 스페셜리스트', '더 파이오니어 온 더 로드(The Pioneer on the road)'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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