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잔혹사' 물벼락 갑질에서 자매 동반 사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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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잔혹사' 물벼락 갑질에서 자매 동반 사퇴까지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4월 24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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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지난 12일 타사 직원에게 물을 뿌렸다는 일명 '물벼락 갑질'로 시작된 논란이 조현아·조현민 자매의 요직 사퇴로 이어지는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 잔혹사'가 현재 진행형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팀은 24일 대한항공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대한항공 항공기 내에서 면세품 판매 등을 관리하는 조직인 기내판매팀이 기내면세품 판매수익을 한진그룹 오너일가에 부당하게 제공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날 공정위까지 가세하면서 조씨 일가와 대한항공 등을 중심으로 수사당국의 조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일으킨 사건이다. 조 전무가 지난달 대한항공 광고 추진을 위해 회의하던 중 자리에 있던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언성을 높이고 물을 뿌렸다는 의혹이 지난 12일 제기됐다.

이에 대해 타사 직원에 대한 갑질이 심했다는 여론이 악화하는 가운데 조 전무가 돌연 해외로 휴가를 떠나면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에 조 전무가 급히 귀국해 해당 회사 직원들과 대한항공 관계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는 이메일을 전송하는 등 조치했지만 검찰은 조 전무에 대한 특수폭행 혐의를 제기한 고발장을 접수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한항공 익명 제보 게시판과 SNS에서는 조 전무뿐 아니라 현아·원태 등 조씨 삼남매와 이들의 어머니이자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사례가 계속 제보됐다.

지난 19일에는 이들이 해외에서 고가 명품을 구입한 다음 국내 세관을 거치지 않고 비교적 물품 심사가 허술한 직원 상주통로를 통해 자택으로 들여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한 관세포탈혐의를 두고 관세청은 지난 21일부터 조씨일가 자택과 대한항공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이사장은 가정주부, 운전기사, 직원들을 상대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중 지난 2013년 자택 인테리어 공사 당시 현장에 있던 근로자에게 막말과 폭언을 퍼붓고 무릎을 꿇게 한 다음 따귀를 때리거나 무릎을 걷어찼다는 의혹이 포함됐다.

지난 23일에는 이 이사장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심한 욕설을 섞어가며 목소리를 높이는 음성파일이 공개돼 국민의 눈살을 찌뿌리게했다. 같은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이사장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조씨 일가의 '갑질'과 각종 의혹들이 터질 때가 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권위에 눌려 숨죽여 지내왔던 대한항공 내부에서 각종 폭로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들 일가가 모두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조양호 회장이 이 사태와 관련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처럼 여론이 악화일로를 걷자 조 회장은 결국 조 전무를 한진그룹 계열사 7개 직함에서 모두 물러나게 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14년 '땅콩 회항'으로 집행유예를 받고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한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물러나게 했다. 

이어 전문경영인을 기업에 배치하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는 등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한진그룹은  준법위원회를 통해 내부 감시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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