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발행한 10억달러 규모 해외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16억달러의 수요가 몰리며 성공적으로 발행을 완료했다. 발행 금리는 연 4.70%로 미국 국채 5년물 금리(2.70%)에 가산금리 2%포인트가 붙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에서 발행한 달러 표시 신종자본증권 중 가장 낮은 가산금리다. 발행 규모 또한 국내 영구채 가운데 2007년 이후 최대치다.
이번 발행에는 73개 해외 기관이 입찰해 1.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마감 전날 아시아에서만 9개 금융사가 영구채를 발행해 수요가 분산됐지만 한화생명은 예정된 발행금액을 순조롭게 채웠다.
한화생명은 지난 1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보험금지급능력 각각 'A1', 'A+' 등급을 획득했다.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고 등급이다. 이같은 신용도 덕분에 해외 투자자들은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발행은 지난해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이어 두 번째다. 한화생명이 이처럼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적극적인 것은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처럼 매년 확정이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만 우선주·보통주처럼 자본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만기 5년 전부터 매년 20%씩 자본 인정액이 깎이는 후순위채와 달리 발행액 전액을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RBC비율을 계산할 때 분자에 해당되는 가용자본이 그만큼 늘어나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
한화생명의 RBC비율은 2016년 말 200% 아래로 내려갔다가 지난해 5000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지난해 말 기준 206%까지 개선됐다. 여기에 이번 10억달러 영구채 발행으로 RBC비율이 약 20%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안정적인 신용도를 바탕으로 IFRS17에 대비한 자본확충이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