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뷰] 재래시장에 스타벅스가? 상생스토어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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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리뷰] 재래시장에 스타벅스가? 상생스토어 가보니…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4월 05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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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아이들의 '꺄르륵'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양 손에 '노브랜드' 제품을 든 주민들이 즐비하다.

최근 신축된 으리으리한 복합쇼핑몰 얘기가 아니다. 60년 전통의 경동시장에서 일어난 '신바람'이다.

이마트가 전통시장의 부흥을 위해 재래시장에 설치하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경동시장에도 들어섰다. 지난해 구미 선산시장 상생스토어를 방문했던 터라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상생스토어는 경동시장 신관 2층에 들어섰다. 입구 인테리어는 이전 상생스토어와 동일해 통일성이 느껴졌다. 외부에는 알전구 장식이 걸려 있어 단란한 느낌의 커뮤니티 몰을 연상시켰다.

한 층을 통으로 사용하는 상생스토어는 400㎡(121평) 규모로 선산시장보다는 좁다. 하지만 구획이 정갈하게 나뉘어 있어 동선이 한결 편했다.

2층 입구의 자동문이 열리면 곧바로 인삼, 수삼, 홍삼의 쌉싸름한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기존에 2층에 입주했던 인삼 상점들을 전면에 배치한 영향이다.

대형마트의 건강식품 코너를 연상시키는 은은한 조명과 쾌적한 온도, 깔끔한 바닥이 쇼핑 욕구를 돋웠다. 어느 정도 이마트의 DNA가 이식된 모습이었다. 불과 몇 개월 전만해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왼쪽에는 여성복을 판매하는 점포가 3~4곳 배치돼있었다. 중앙부에서 오른쪽까지는 모두 인삼, 홍삼, 수삼 등을 판매하는 점포였다. 점포와 점포 사이 공간이 넓어 부딪히는 일이 적어 편리했다.

여성복 코너 안쪽으로 들어가면 노브랜드 전문점을 만날 수 있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세로로 긴 형태였다. 그러다 보니 계산대가 출입구 앞에 바로 위치해있다. 계산대가 3개여서 훗날 붐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기리에 판매 중인 노브랜드 과자, 생필품부터 화장품, 주방용품 등 공산품이 곳곳에 진열돼있었다. 노브랜드 TV가 중앙에 배치돼 시선을 사로 잡는다. 방문객들은 9900원에 특가 판매 중인 티슈를 한 손에 들고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 재래시장에 HD TV가?
▲ 재래시장에 HD TV?
냉동 축산 가짓수가 많은 점은 조금 아쉬웠다. 경동시장으로 걸어오는 길에 생닭, 생고기 등을 판매하는 상점을 여럿 본 탓이다. 상생스토어는 지역 상권을 고려해 농수축산물을 판매하지 않지만 냉동과일과 축산은 취급하고 있다.

노브랜드 매장을 빠져 나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길다란 테이블이 2개 마련돼있다. 차를 마시고 장 본 것을 정리할 수 있는 고객쉼터다.

고객쉼터보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상생스토어의 심볼인 '어린이 희망놀이터'가 자리해있다. 오픈 첫날부터 많은 어린이들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었다. 공부방, 책방, TV시청각 등 여러 시설이 있었지만 최고 인기는 볼풀장이었다. 덕분에 놀이터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차있었다.

희망놀이터는 5000원을 내면 이용 가능하다. 시장 구매 영수증이 있으면 50% 할인된 가격에 이용 가능하다.

▲ 상생스토어 오른쪽 내부에 자리한 스타벅스 재능기부 카페
▲ 상생스토어 오른쪽 내부에 자리한 스타벅스 재능기부 카페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인 '카페숲'도 근처에 설치돼 방문객을 맞는다. 스타벅스라는 간판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얼핏 보면 이 역시도 '노브랜드' 같다.

하지만 바리스타들이 입고 있는 앞치마는 스타벅스 고유의 짙은 초록색이다. 스타벅스가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재능기부 카페라는 상징성을 느낄 수 있다.

근처에는 모여서 책을 읽거나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기 너른 테이블들이 놓여져 있었다. 미팅룸 형태의 공간도 별도로 마련돼있었다.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의 화합이라는 말은 자칫 부조화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부흥을 위해 큰 결심을 한 경동시장의 도전이 성공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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