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대형 세단을 표방했지만 전용 기사를 거느리고 뒷좌석에 앉을 법한 유력 기업 최고경영자(CEO)보다는 직접 운전하는 리더가 이 차와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보닛 중앙에 볼록하게 구현된 라인은 차량의 퍼포먼스를 강화시켜줄 듯한 역동성을 나타내보였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다만 흰색(스노우 화이트 펄) 모델의 경우 긁힌 듯 외관을 다소 저해시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아래쪽 캐릭터 라인과 몰딩 처리된 로커 패널 라인은 다소 심심해 보일 수 있는 옆면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기아차가 THE K9에서 외부가림영역을 최소화시켰다고 했지만 막상 운전석에 앉아보니 시야에 혁신적인 변화가 있다는 느낌은 덜했다. 검정색(오로라 블랙 펄) 차량에 탑승해봤는데 특히 베이지 투톤, 시에나 브라운 등 외부 색상과 대조되는 디자인 때문에 시각차가 덜 느껴지는 것으로 풀이됐다.
실내무드조명 '앰비언트 라이트'는 기아차가 의도한대로 '나만의 공간을 찾는' 탑승자에게 색다른 느낌을 선사할 것 같다. 64가지 색상 조명을 좌석별 도어트림, 운전·조수석 뒷면 등 차량 내 16개 위치에서 밝힐 수 있는데 은은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다 색상별로 탑승자가 느낄 수 있는 효과도 다르다.
트렁크도 VDA 측정방식 기준 470리터로 넉넉하다. 골프, 캠핑, 낚시 등 취미생활을 즐길 경우에 길거나 부피가 큰 준비물들을 싣기에 충분해보였다. 가족 단위로 놀러갈 때도 모자람없이 적재할 만한 수준이다.
THE K9에서 떠오른 이미지는 '매끈한 정장차림을 하고 무표정을 하고 있지만 감수성을 갖춘 리더'다. 자가용에 올라타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하고 싶은 로망이 있는 소비자라면 눈여겨볼만한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