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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응의 펜촉] 대한항공, 언제까지 인력충원만 기다릴 건가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04월 02일 오전 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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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국적 LCC 에어부산 승무원들의 잇단 실신으로 촉발된 ‘객실승무원 혹사 논란’이 시간이 갈수록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근엔 국내 항공업계 ‘맏형’인 대한항공 객실승무원들마저 무리한 스케줄과 강도 높은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비판들이 쏟아지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 

‘대한항공의 불법적인 노동력 착취와 인권침해를 신고합니다’ 제하의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는 지난 29일 7800명을 넘어섰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대한항공 전체 객실 승무원 숫자보다도 많은 숫자다.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글을 남기는 모바일 앱 ‘블라인드’에서도 이와 관련된 불만토로나 문제제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청원 게시글에 따르면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불안정한 항공스케줄로 인해 연차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근무환경에 처해 있다. 혹사에 시달리다 병가로 이어지고 이마저도 반복될 경우 사직하겠다는 각서를 강요받고 있다. 

고객 컴플레인에 대한 스트레스도 극심하다. 또 다른 대한항공 승무원은 “비행 중 고객 컴플레인 제기 가능성이 있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아주 사소한 부분이라도 구체적으로 사건경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추후 ‘컴플레인 레터’가 접수돼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며 “고객 컴플레인이 접수될 경우 납득하기 힘든 기준으로 과한 징계를 받거나 소속 팀 전체에 ‘연대책임’을 묻기도 해 비행 내내 긴장된 상태로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다소 부풀려지거나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객실승무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 26시간에 불과하고 연차사용률 또한 50%로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이라며 “객실승무원은 지난해 기준 연간 119일의 휴무가 보장되며 일반적으로 해외 현지휴식이 월 평균 5일 내외로 실 근무일은 월 15일 내외”라고 덧붙였다. 

고객 컴플레인 조치 관련해서도 “당사는 컴플레인 접수 시 관련 소속팀에 연대책임을 묻고 있지 않다”며 “팀 단위 협업이 필수적인 객실승무원 업무 특성상 공동의 성과 산출을 위해 개인의 성과를 팀 평가에 일부 반영하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한항공의 해명만 보면 산술적으로는 객실승무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이 주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객실승무원들은 ‘살인적인 스케줄, 과중한 업무강도’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진실게임이라도 벌여야 할까. 해답은 객실승무원들의 업무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객실승무원들은 시차 변경이 잦은 장기간의 비행을 매월 여러 차례 진행한다. 해외 현지휴식 또한 시차 등 업무 중 컨디션 조정 성격이 짙어 진정한 의미의 휴식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 연대책임이 없다고 하지만 팀 성과 산출에 개인의 평가가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아예 없다고 단언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객실승무원 처우에 대한 안팎으로 쏟아지는 비판에 대응해 올해 팀 휴가 추가 부여 등을 통해 휴가실시율을 향상시키는 한편 인력충원에 나서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인력충원은 600여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신규인원을 채용하고 이들을 교육시켜 현장에 투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현재 팀 휴가 추가부여도 고질적인 인력부족과 유동적인 비행스케줄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막연한 인력충원만 기다리기엔 지금도 객실승무원들은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중한 비행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이제라도 유연한 인력 운용, 노선 개편을 통한 비행 스케줄 조정, 과도한 업무스트레스 해소방안 등 객실승무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처방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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