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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나루카와 타쿠야 무지코리아 대표

“텅 빈 것에서 나오는 특별함…신촌점은 또 다른 시작점”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03월 05일 오전 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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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개성이 존중 받는 시대다. 남들과는 다른, 남들보다 특별한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창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노 라벨(label)’을 앞세운 무인양품(MUJI)이 주목 받는 이유다. 온갖 브랜드 로고가 즐비한 세상에서 오히려 도화지처럼 텅 빈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인양품은 올해로 국내 진출 15년을 맞았지만 유니클로, 이케아 등 비슷한 업종의 외국계 회사보다 베일에 싸인 느낌이 강했다. 지난해 취임한 나루카와 타쿠야 무지코리아 대표는 일반 점포 스태프로 시작해 축적한 무인양품의 감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일본에서 앞서 시도한 많은 서비스들을 한국에도 도입하고 싶다“는 나루카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우리 가치관은 ‘Emptiness(텅 빈)’…일본과 가격차 줄일 것”

Q. 무인양품의 디자인 철학이 궁금합니다.

== 무인양품의 시작에 대해 먼저 소개해야 할텐데요. 무인양품은 1980년 일본에서 탄생했습니다. ‘이유 있는 저렴함’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갖고 말이죠. 1980년은 일본의 경기가 굉장히 좋았던 시기였습니다. 소비보다 생산능력이 올라갔던 구조였죠. 그러다 보니 남는 상품을 어떻게 해서든지 팔았어야 했습니다. 상품에 여러 가지 가치를 부여하면서 ‘이건 이래서 굉장히 훌륭하다’며 판매했습니다.

이때 무인양품은 ‘실제로 상품에 필요한 가치는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아기에게 가장 필요한 건 가장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한 옷입니다. 호화로움이 중요한 건 아니었죠.

Q. 무인양품의 ‘감성’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 사람들은 무인양품에 대해 ‘심플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실제로 저희 제품 디자인이 심플한 것은 사실이죠. 저희가 목표로 하는 것은 바로 ‘Emptiness’(텅빈) 입니다. ‘여지’를 남김으로 인해서 사용자들로 하여금 상상력을 발현하게 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상품을 개발할 때 ‘관계성’과 ‘무의식의 행동’에 초점을 맞춥니다. 관계성 디자인이란 새롭게 구입한 제품을 여러 물건이 놓인 공간에 들여놓게 되는 상황을 고려하는 것을 뜻합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하는 무의식의 행위들도 가전제품에 반영돼있습니다.

Q. 흥미로운 얘기지만 조금은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퍼즐로 예를 들어볼까요? 저희는 퍼즐 한 조각만을 디자인하는 게 아니라 모든 조각을 고려해 디자인합니다. 집 인테리어를 생각해봐도 됩니다. 벽에 가까운 물건은 각이 져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으로 가까워지면서 각이 점점 사라집니다. 이 생각을 반영한 게 저희 키친가전입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는 편이 공간에 더 잘 녹아 든다고 생각합니다.

무의식의 행동은 앙케이트를 통해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을 디자인에 반영하면 누가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우리가 의도한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 밥을 뜨고 주걱을 어디에 두는지 떠올려 보십시오. 근처에 젓가락 받침 같은 돌출이 있다면 자연스레 여기에 주걱을 두게 될 겁니다.

Q. 한국에 얼마나 더 많은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신가요.

== 지금 현 상황에선 2020년까지 3개년 계획이 있습니다. 15~20개 점포 출점을 생각하고 있죠. 신촌점이 28번째 매장입니다. 3년 후에는 아마 1.5배 정도 확대되지 않을 까 생각됩니다. 출점 지역은 서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지방 광역시나 100만명 이상이 살고 있는 곳 중 진출하지 못한 곳이 있습니다. 단순히 매장만 늘리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 기능을 가진 매장들을 각 도시에 출점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Q. 일본 현지와의 가격차이가 상당해서 아쉽기도 한데요.

== 일본과의 가격 차이를 ‘제로’까지 만드는 건 힘들지만 차이를 줄여가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할 생각입니다. 산지가 중국에 많은데 중국에서 수입할 경우 한국에서 관세가 높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품의 경우 생산지를 아세안 쪽으로 옮길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식품의 경우 한국 내 생산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식품 상품 구성이 적다는 의견도 많은데요. 식품은 현재 전체 매출의 3% 정도입니다. 저희는 조금 빠른 단계에서 10%까지 가져갈 수 있도록 규모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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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점은 다양한 서비스 도입하는 ‘시작점’

Q. 신촌점에서도 무인양품만의 철학을 느껴볼 수 있을까요.

== 신촌점의 테마는 ‘연결되다, 연결하다’입니다. 무인양품을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무인양품의 가치관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산지와 소비자간 연결성을 만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도시화와 글로벌화로 중요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죠. 작은 마을이 사라지고 백화점이나 쇼핑몰 중심의 사회로 가는 것은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희는 지역과의 연결성을 염두에 두고 신촌점에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Q. 연결성을 추구하기 위해 들인 노력을 설명해주신다면요.

== 우선 첫 번째로 ‘오픈 무지’가 있습니다. 신촌점 5층에는 다목적실이 있는데요. 여기서는 대학생들이나 인근 주민들이 전시회나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두 번째로는 ‘신촌 투 고’가 있습니다. 방문객들로부터 신촌지역 명소를 추천 받는 코너인데요. 저희가 마을이나 지역을 바꾼다는 의미가 아니라 신촌의 매력을 무인양품을 통해 ‘재발견’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Q. 왜 하필 신촌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지난해 이화여대에서 ‘파운드(found) 무지’라는 강연회를 진행했습니다. 무인양품에 대해 좀더 알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하나의 활동이었다. 강연에는 서서 들을 정도로 생각 이상의 많은 분들이 참석했습니다. 굉장히 좋은 자극이 됐다고 말한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무인양품의 가치관이 학생이나 젊은 분들을 지원하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Q. 특별히 야심차게 준비한 서비스가 있다면요.

== 이번에는 영풍문고와 협업해 ‘무지 북스’ 코너도 마련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긴 시간을 체류하기 위해선 마실 것도 필요하겠죠. 그래서 커피도 제공하게 됐습니다. 일본 매장에서는 이런 것들이 많이 시도되고 있는데요. 이것을 한국에서도 처음 시도하게 됐습니다. 한국은 커피 가격이 너무 비싼데요. 이 점을 고려해 신촌점에서는 아메리카노는 2000원에 판매합니다.

‘커스터마이즈’ 서비스도 대규모 확대했습니다. 브랜드 제품은 마크가 달림으로써 가격이 몇 배는 더 뜁니다. 하지만 무인양품 제품은 텅 비어있죠. 그리고 저희 자수 서비스는 3000원입니다. 자수 자체는 그 정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의 안티체제를 전달하는 것이죠.

Q. 매출 목표는 어떻게 잡으셨나요.

== 무인양품 신촌점은 한국 내에서 일본 무인양품의 서비스를 도입하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출에 대한 계획은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현대백화점 안에 유니클로가 있는데요. 그곳을 뛰어넘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 나루카와 타쿠야 무지코리아 대표는

1996년 일본 무인양품에 입사해 점포 스태프로 근무를 시작했다. 한 개 점포 전체를 관리하는 점장에서 나아가 지역 전체를 관리하는 지역 매니저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생활잡화부에서 MD 계획 담당, 문구 및 하우스웨어 담당 카테고리 매니저를 역임했다. 2012년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영업개혁 담당업무를 맡았다. 이후 2015년 일본 무인양품 본사로 돌아와 의복잡화부 MD 개혁 담당 업무를 진행한 뒤 지난해 2월 무지코리아 대표로 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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