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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산 철강에 고강도 수입규제 임박...돌파구 있나?

수출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보호무역주의 확산방지, 품질경쟁력 확보가 관건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02월 19일 오후 3시 43분

▲ 유정용강관
▲ 유정용강관

[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미국의 철강 수입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이어진 한국산 철강에 대한 강도 높은 보호무역주의가 절정에 달하는 분위기다. 이에 정부와 관련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는 △한국 포함 12개 국가에 대해 53%의 관세 적용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 부과 △국가별 대미 수출액 2017년 수준의 63%로 제한 등 3가지 제안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산 철강에 대한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러스트벨트(철강·자동차 업체가 밀집한 미국 제조업지대) 부활’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국산 철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각종 규제를 이어왔다. 미국은 한국산 철강이 값싼 중국산 철강을 대체해 자국 철강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주 무기는 AFA(Adverse Facts Available, 불리한 가용정보) 조항이었다. AFA는 미 상무부가 조사대상 기업이 조사에 비협조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해당 기업에 불리한 추론으로 징벌적 관세를 매길 수 있는 조항이다.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철강에 AFA를 무차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40건의 조사에 AFA를 적용했고 이중 34건은 철강 제품에 대한 조사다. AFA를 적용한 기업에 매긴 평균 반덤핑·상계관세율은 100%가 넘는다. 

이를 통해 냉연·열연강판, 도금용 강판, 유정용 강관 등 한국산 철강재 중 80% 이상의 제품에 이미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미 상무부의 이번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여기에 강도 높은 규제가 추가된다. 향후 미국 수출에 큰 차질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한국 철강업계는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지난 17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민관 대책회의에서는 우선 최종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미 정부, 의회, 현지 철강 수요업계와의 접점을 늘려 설득에 주력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론 관련 업체들도 투자법인이나 생산법인이 진출한 주 정부를 중심으로 아웃리치(접점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업체별 미국 수출비중이 제각각이다. 또 3가지 안 중 어떤 안이 채택되느냐에 따라 대응전략이 달라질 수도 있다. 업체별로도 복잡한 셈법이 오가고 있다. 

미국 수출비중이 큰 업체들의 경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최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미국 수출이 매출의 20% 이상 차지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물량제한이라면 그래도 수출물량이 줄어도 전년 대비 60% 가량은 확보할 수 있겠지만 초고관세의 경우에는 한국 철강기업 중 대미 수출이 힘들지 않은 회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표 이후 내부적으로 대책회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우선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현지 생산법인을 활용해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 등 미국 수출비중이 제한적인 업체들 또한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이들은 직접적인 수출 차질보다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다른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직접적인 피해도 문제지만 이번 미국의 결정으로 그간 관세에서 자유로웠던 글로벌 철강업계의 기조가 바뀌어 주요 시장에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건 막아야 한다”며 “이를 위한 다른 국가와의 네트워크 강화, 미국 정부와 의회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작업 등 정부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미 상무부의 규제안은 지난해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기도 하다. 또 이에 주요 업체들의 경우에는 범용 제품보다 현지 수요가 분명하고 공급량은 적은 고부가제품 확보에 집중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고강도 규제로 경쟁자들이 배제되면 현지 철강업체를 중심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글로벌 철강가격도 함께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당장 현지 수요업체 입장에서는 원하는 수준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축적된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제품 위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면 고품질의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요는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당면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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