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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의 요리조리] 가습기 살균제 수사, 헛발질은 이제 그만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02월 19일 오전 8시 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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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가습기를 틀었는데도 폐 질환이 심해지는 것 같아서 더 열심히 틀었는데….”

독성물질이 포함된 사실을 모르고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가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고통을 받은 시간은 자그마치 7년에 달한다.

그간 피해자 가족과 유족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에 수사를 요청해왔다. 시위를 하고 영국에 있는 옥시 본사를 찾기도 했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처음 의혹이 불거진 때는 지난 2011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임산부들이 급성호흡부전 증세를 보이며 연달아 입원하면서부터다.

그러자 보건당국이 역학 조사에 착수했고 같은 해 8월 “원인 미상의 폐질환은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 성분은 ‘PHMG’로 파악됐다.

수 년을 돌고 돌아 2016년 1월에야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이 꾸려졌다. 가장 많은 피해를 낸 제조업체 옥시와 이를 판매한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이 사과문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제된 사실이 있었다. PHMG가 아닌 ‘CMIT’와 ‘MIT’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사실상 방치됐다는 점이다.

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산업과 이마트가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가 바로 그 제품이다.

이 때문에 공정위의 ‘무능’을 질타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불과 1년 반 전인 2016년 8월 공정위는 해당 업체들에 대해 사실상 무혐의인 ‘심의절차 종료’ 결정을 내렸다. 5년으로 제한된 공소시효가 지났고 CMIT∙MIT의 인체 위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결정이 번복된 것은 지난해 출범한 새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데서 기인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의견을 청취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 재수사에 착수했고, 지난 12일 세 업체에 총 1억3400만원을 부과하고 당시 대표이사 등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무려 7년을 돌고 돌아온 것이다.

제품이 2013년까지 한 소매점에서 판매됐던 정황과 CMIT∙MIT에 대한 인체위해성을 밝힌 자료를 인용한 것이 근거가 됐다.

이 결정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지금이라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격려와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양분하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은 때다. 그러니 더욱 서둘러야 한다. 뒤늦게라도 사건을 매듭짓기 위해 나선 공정위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지난해 말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많은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불과 한달 뒤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잘못된 점을 바로잡지 않아 발생한 ‘참사’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가피모)에 의하면 지난 9일 기준으로 피해자 수는 5988명이다. 이 중 사망자만 1308명에 달한다. 최근까지도 피해신고 접수는 계속되고 있다.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방지하고 수 천명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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