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화학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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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화학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1월 22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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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롯데' 핵심으로 자리매김...실적 호조에 화학부문 대거 승진

▲ 지난 15일 PIA 증설이 결정된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모습.
▲ 롯데가 연초부터 화학부문 생산설비 확충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500억원 투자가 결정된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화학 부문을 차세대 그룹 주력 사업으로 낙점한 신동빈 롯데 회장의 '뉴롯데' 구상이 차근차근 실현되고 있다. 해가 갈수록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화학부문의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롯데는 허수영 화학사업부문(BU)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화학 부문 임원 인사를 지난 17일 단행했다. 허 부회장을 비롯 화학부문 임원을 대거 승진시키는 정기인사로 확실한 동기부여에 나서는 한편 설비확충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등 화학 부문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신 회장은 취임 후 그룹 체질개선에 주력해왔다. 식품·유통 사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화학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왔다. 그 결과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한 화학 부문 계열사들의 그룹 내 점유율이 가파르게 올라왔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롯데케미칼(자회사 롯데첨단소재 포함) 영업이익은 2조2132억원, 당기순이익 1조787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2%, 42.2% 성장했다. 롯데정밀화학 또한 전년 대비 539.1%나 증가한 8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 또한 흑자로 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은 4분기에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641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은 2조8773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허수영 BU장 부회장 승진…공격적 투자로 성장 가속화 전망

이 같은 실적호조에 힘입어 올해 롯데 화학부문에서 승진자가 대거 탄생했다. 호실적을 이끌어낸 임원진을 치하하는 한편 향후 사업추진에도 힘을 싣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인사로 BU장 중 유일하게 사장에 머물러 있던 허수영 화학부문 BU장이 마침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회장은 화학부문을 롯데그룹 주력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창립멤버로 입사해 40여년간 그룹 내 화학사업에서 중역을 담당했다.

허 부회장은 2015년 삼성 화학 3사(삼성SDI 케미칼 부문·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 인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현 롯데 화학부문 호실적의 기반을 쌓아올린 인물이다. 지난해에도 말레이시아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 상장과 인도네시아 합성수지(ABS) 생산업체 'PT ABS 인더스트리' 인수도 성공시키며 역량을 입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를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데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온 허 부회장의 성향상 향후 화학 부문에 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그간 추진해온 생산설비 증설 마무리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특히 수년에 걸쳐 진행해온 에틸렌 생산설비 증설을 잘 마무리해 수익구조를 확립하는 게 선결과제다. 롯데는 연내 여수공장 생산설비 20만톤 증설, 말레이시아 자회사 LC타이탄 생산설비 9만톤 증설이 예정돼 있다. 저가 셰일가스를 활용해 생산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미국 엑시올사와의 에탄크래커 합작사업도 내년 상반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올해 말 기준 롯데케미칼이 확보 가능한 에틸렌 생산설비는 국내외 합쳐 연간 총 45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안정적인 수익창출 토대를 마련하고 원료 및 생산기지 다변화로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사업구조를 완성하는 게 목표다.

◆ 기존 범용제품 라인업에 고부가제품 추가 '시너지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도 주요 과제다. 롯데는 기존 범용제품(에틸렌)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등 사업 체질변화도 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에도 연초부터 500억원을 투자해 울산 PIA(고순도이소프탈산) 생산설비를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ABS는 가전제품, OA기기, 자동차의 소재로 사용되는 합성수지제품으로 소득 수준이 증가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에서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PIA 또한 전 세계에서 7곳의 업체만이 생산하고 있는 고부가 제품으로 현재 롯데케미칼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롯데는 이처럼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제품의 증산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한국 생산기지와 동남아 현지설비를 거점으로 범용제품부터 고부가제품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시너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화학부문에서 실적개선으로 확보한 자금력을 다시 생산설비 확충에 투자해 시장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를 다시 성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변수에 흔들리기 쉬운 유통부문의 비중을 줄이고 화학부문을 그룹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신 회장의 뉴롯데 구상이 차근차근 실현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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