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응의 펜촉] 노사 합심해 자동차산업 위기 극복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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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응의 펜촉] 노사 합심해 자동차산업 위기 극복할 때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1월 15일 0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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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해를 넘긴 여러 완성차 업체들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새해 들어서도 여전히 애를 먹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아직 지난해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은 계열사가 9개사에 달한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는 연초부터 파업에 발목이 잡힌 채 노조와의 교섭에서 진땀을 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진통 끝에 지난 10일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마음 놓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15일로 예정된 조합원 투표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새 합의안은 1차 잠정합의안과 큰 차이가 없다. 다시 한 번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기아자동차는 아직도 교섭이 진행 중이다. 사측과 노조 간의 입장차가 크다. 현대차와 차이 나는 임금 수준이 쟁점이다. 최근에는 다른 그룹 내 미타결사업장과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앞서 9일 지난해 임금교섭 타결을 이끌어낸 한국지엠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노조와 곧바로 올 임단협에 돌입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협상 테이블에 앉아 길고 긴 줄다리기를 시작해야 한다. 

지난 협상타결 과정에서 한국지엠과 노조 모두 최대한 빠르게 올 임단협을 끝내자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쉬울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올해는 임금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을 진행하는 해다. 당연히 협상할 거리가 지난해보다 더 많다.  

이처럼 노사갈등이 이어지고 이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고 해도 열심히 일한 만큼 충분한 임금인상을 바라는 노조의 노력 자체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더 나은 환경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일하는 것은 모든 임금노동자들이 바라 마지않는 일이다. 노조활동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변을 한 번쯤은 돌아봤으면 좋겠다. 지난해 진행된 수차례의 파업과 계속 불거지는 노사갈등에 대해 왜 여론이 이토록 노조에만 부정적인지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올해 수많은 난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중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의 저성장세 속에서 예년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기도 벅차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낮게 책정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CES 2018에서 드러났듯 미래차 시장선점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 유수의 완성차업체들과 IT기업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경쟁구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회사는 높은 비용지출과 떨어지는 매출로 고심하고 있는데 노조는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임금인상만 요구하는 것처럼 비치는 건 노조에게도 부담스러운 일일 것이다. 물론 회사도 협상이 길어지는 건 달갑지 않을 거다. 지금이라도 한 발씩 물러나 갈등을 끝내고 손을 맞잡아야 하지 않을까. 

새해에는 노사갈등, 파업 같은 우울한 소식보다는 상생, 협상타결 같은 반가운 소식들이 더 많이 들려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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