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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의 금융프리즘] 혁신 외치면서 가산금리 목매는 은행들

김수정 기자 crystal@cstimes.com 2018년 01월 02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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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은행들이 지난 한 해 농사를 잘 지어놓고도 맘놓고 웃지 못한다.

삼성전자나 현대차는 이익을 많이 내면 칭찬 받고 좋은 기업이 되지만 은행은 안 그렇다. 은행의 호실적 뒤엔 국민들의 고혈을 빨아 이자놀음을 했다는 비난의 눈초리가 늘 따라붙는다. 실제 은행들 곳간을 채운 일등 공신은 예대마진이었다.

가산금리 산출 체계를 공개해야 한다는 압박이 나오는 건 같은 이유에서다. 은행은 업무원가와 경상비용, 법적 비용, 위험프리미엄, 가감조정금리, 목표이익률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가산금리를 정한다. 가산금리 산출식에 반영되는 요소나 가중치에 대한 세부 내용은 철저히 영업비밀로 부친다.

외부인 눈에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터무니없이 높여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가시지 않는다.

은행들은 이미 은행연합회를 통해 1개월 단위로 대출 종류별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따로 공시하고 있다. 이렇게 투명하게 공시하는데 마음대로 가산금리를 올릴 배짱 좋은 은행이 어디 있겠냐고 되묻는다. 은행도 돈을 벌어야 하는데 가산금리 산출 방식을 공개하라는 건 시장경제에 반한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돌아보니 은행들은 저금리가 이어진 최근 수년 간 가산금리 산출식의 주요 요소인 대출상품 목표이익률을 야금야금 높여왔다. 목표이익률은 은행이 대출상품을 통해 얼마만큼 이익을 낼 것인지 기획해 정한다. 목표이익률이 높아지면 당연히 가산금리도 오른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에 따르면 2013년 12월부터 작년 9월까지 국내 시중∙지방∙특수은행 15곳 중 10곳이 가계 일반신용대출 목표이익률을 올렸다. 9곳은 가계 신용한도대출 목표이익률을 올렸고 10곳은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목표이익률을 인상했다.

이 기간 하나은행은 일반신용대출 목표이익률을 1.25%에서 2.73%로, 신용한도대출 목표이익률을 1.25%에서 2.73%로 높였다. KB국민은행은 분할상환식주택담보대출 목표이익률을 0.72%에서 1.40%로 올렸다. 신한은행은 일반신용대출∙분할상환식주택담보대출 목표이익률을 1.12%에서 1.27%로 인상했다.

우리은행만 유일하게 주택담보대출 목표이익률을 1.31%로 유지하고 일반신용대출(1.49%→1.31%)과 신용한도대출(1.48%→1.31%) 목표이익률을 인하했다.

가산금리를 높이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비판할 순 없다. 은행도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금리가 높던 시절 상대적으로 가산금리를 낮게 운영하면서 떠안은 손실을 저금리를 틈타 다소 보전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갈 점은 가산금리 인상의 절차와 관련된 것이다. 가산금리 산출 체계를 공개해야 했다면 과연 은행들이 저렇게까지 목표이익률을 높였을까.

은행은 그 공익성과 영향력 때문에 정부 인가를 받아 독과점 영업을 하고 있다. 은행들이 가산금리산정 체계를 방어하느라 시장경제 논리에 편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공급자의 자유로운 경쟁과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한다는 ‘보이지 않는 손’의 로망은 은행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가산금리 인상 제지와 가산금리 산출 체계 공개는 다른 문제다.

합리적인 이유로 가산금리 산정에 있어 특정 가중치를 가감한다면 소비자도 받아들인다. 은행 입장에서도 가산금리 산출 체계가 합당하다면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 가산금리 산출식에 대강 어느 요소가 반영되는지는 이미 공공연히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이를 공개하란 건 이유 없는 금리인상으로 금융소비자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는 취지에서다.

연초부터 어김없이 은행장들은 혁신을 외친다. 가산금리 규제가 강화되면 은행 수익이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게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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