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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

“내부인사 참호구축 견제…관치 자체보단 할 일 안 하는 게 문제”

김수정 기자 crystal@cstimes.com 기사 출고: 2017년 12월 26일 오전 8시 7분
▲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
▲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주요 금융회사 경영진과 유관기관 회장 선출이 마무리되면서 ‘셀프연임’ ‘관치’ 이슈가 금융권을 들쑤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말 출범한 민간전문가 중심의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금융권 개혁을 위한 권고사항 최종본을 공개해 그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와 관치 논란, 금산분리 이슈, 키코 사태 후속대책 등에 대해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내부인사 참호구축 견제…관치 자체보단 할 일 안 하는 게 문제”

Q. 금융개혁 최종 권고안을 발표했는데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내부 인사의 참호구축을 견제할 수 있도록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옵니다. ‘참호구축’이 무슨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 드립니다.

== 우선 참호구축과 셀프연임은 같은 말입니다. 현재 경영진이 이사들을 선임하고, 그 이사들이 또 다시 동일한 경영진을 재선임하는 식으로 셀프연임이 이뤄집니다. 이는 그들만의 참호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인사 등을 결정하는 것으로 당연히 국민들 눈엔 공정치 않고 불투명한 일입니다.

Q. 금융회사 CEO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를 막기 위해 임기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이 부분에 대해 논의 했고 실제 몇 년으로 제한하자는 구체적 안까지 나왔지만 결국 접었습니다. 그런 부분까지 못박는 것은 궁극적으로 금융산업 선진화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입니다.

Q. 최근 금융사 셀프연임을 두고 관치와 동일 선상에서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요?

== 관치가 무엇인지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관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항상 얘기하고, 또 생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금융위나 금감원이 수행해야 하는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육성을 위해선 적절한 모니터링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 할 일을 하고 할 일을 안 하는 게 문제지, 할 일을 제대로 한다면 굳이 관치라고 나무랄 건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 금융산업이 발전해 나가면서 그런 수요 자체가 없어지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요. 그런데 현 시점에서 과연 우리 금융산업이 그처럼 높은 기준에 부합하느냐. 그건 꼭 아닌 것 같습니다.

Q. 공공기관에는 노동이사제를, 민간기관에는 근로자추천이사제를 제안했습니다. 노동이사제와 근로자추천이사제의 차이가 무엇이며 두 제도를 추천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금융공공기관은 정부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민간 금융기관은 근로자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다른 주주들의 입장도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자가 추천하는 사람이 참여하는 게 어떨까 논의했습니다. 다만 이는 상법의 회사법 체계와도 관련이 있어 정부기관과 금융회사 내에서 논의를 거쳐 도입하는 것이 적합해 보입니다.

Q.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습니다. 

== 케이뱅크 인가 자체가 그 동안 지속 도마위에 올랐고 혁신위는 그 행정 절차상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지적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케이뱅크가 원하는 대로 은산분리를 완화해 갈수는 없습니다. 케이뱅크가 은산분리 완화에 기대지 말라고 한 것은 그 자체적인 매력을 보여주길 바란 것입니다. 

특혜 시비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 스스로 우리 금융에 기여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한국금융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케이뱅크의 매개 역할은 우리도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특혜시비가 있고 특혜시비가 나온 배경엔 케이뱅크가 은산분리 완화를 기대한 점이 분명 있습니다. 

케이뱅크 스스로 은산분리 완화와 관계없이 인터넷은행 자체의 발전 모델을 보여준다면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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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초대형 IB가 정상적으로 자리잡을 때까지 은행권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유가 뭔가요?

== 지금 초대형IB 이슈는 최소한 제가 볼 때 왼쪽 깜빡이 켜고 오른쪽으로 가고 있는 것과 같은데요. 우리가 원하는 건 한국의 자본시장을 더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 자본시장 발전을 이끌 초대형 IB가 필요한 것입니다. 

초대형IB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이 발전하려면 초대형IB의 전통적인 IB업무, 즉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언더라이트 등 기능이 활성화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지금 국내 초대형 IB가 하고자 하는 것은 어음 발행하고 대출 하는 단기상업은행업무입니다. 

당연히 대출 만기가 길어지고 은행은 단기자금조달로 또 대출을 하고 할 건데, 이렇게 되면 옛날 종금사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초대형 IB 자체적으로 잘 하겠지만 약간의 걱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초대형 IB가 정상적인 궤도로 나아가고 발전할 때까지는 최소한 은행수준의 감독과 규제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 것입니다.

Q. 키코 사태 관련, 혁신위가 재조사를 권고했습니다. 다만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은 기업이 분쟁조정을 통한 피해구제를 요청하는 경우에 한정했는데요. 키코 상품 자체의 사기성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이 전면 재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습니다.

== 키코의 사기성, 가장 어려웠던 것 중 하나고 뜨거운 공방이 직전까지 지속된 이슈입니다. 우선 잘 아는 것처럼 민사 대법원 판결이 난 사건입니다. 대법원 판결이 나와있기 때문에 혁신위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았습니다. 

사기성이나 상품자체, 정보 부실제공, 당시 은행의 정보 인지력, 나중에 증거가 드러났음에도 그것을 중시하지 않은 점 등 여러 의구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법의 판결이 있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키코 사태에 대한 혁신위의 입장을 묻는다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주체가 은행이기 때문입니다. 약사가 환자에게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도 모르는 검증되지 않은 시약을 판매한 것과 같습니다. 약국은 약효가 좋다고 마구 팔았고 결국 그것을 먹은 사람이 다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개인적으로 약국과 감독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윤석헌 위원장은?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했다. 한국재무학회장, 한국금융학회장, 대통령실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한국거래소∙HK저축은행∙한미은행∙한국씨티은행∙KB국민카드∙ING생명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지금은 서울대 경영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금융위 금융행정혁신위원회∙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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