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매물 등록 중단, 전국 확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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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매물 등록 중단, 전국 확산 조짐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12월 15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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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협회 "매물 수, 한 달 새 90% 급감" vs 네이버 "큰 변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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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공인중개사들의 네이버 매물 등록 중단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지난달 '우수활동 중개사' 제도를 도입한 데 반발한 공인중개사협회가 매물 광고 철회를 선언했다.

이에 네이버가 내년 1월부터 '공인중개사 등급제'를 진성매물 산정방식으로 개선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협회 측은 전국적으로 매물 광고 중단 운동을 확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공인중개사 "우수 배지, 광고비 출혈 경쟁과 선정 비리의 상징"

지난달 중순 네이버 부동산은 '우수활동 중개사' 제도를 도입했다. 매물정보의 양과 상관없이 진성매물을 등록하고 거래가 끝난 매물 정보를 빨리 내리는 공인중개사에게 우수 배지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에 서울 목동·상암동·구로동 등지의 일부 중개업소가 해당 등급제에 반대하며 네이버 매물 등록을 거부하거나 배지를 반납했다.

비싼 '현장 확인' 매물 광고를 많이 하는 부동산이 좋은 등급을 받는 구조라 광고비 출혈경쟁을 부추긴다는 주장이다. 현장 확인 매물은 네이버에 등록할 때 내는 건당 광고비가 1만7000원대로 일반 광고비의 8~10배에 달한다.

광고 건수를 토대로 한 우수 중개업소 선정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검찰과 국세청의 아파트 분양권 불법거래 단속 때 적발된 업체들이 우수업체로 둔갑했다고 협회 관계자는 전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이달 초 기준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 올라온 부동산 매물(매매,전·월세) 광고가 9000여건이었는데 14일 기준 750건 안팎으로 90% 이상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 네이버 1월부터 등급제→진성매물 산정제로 개선

네이버는 우수활동 중개사 제도를 도입하게 된 취지를 오해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부동산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이미 거래가 완료됐음에도 매물 광고가 거래 가능한 것처럼 방치돼 고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부동산에 매물을 올리면 자사는 현장 검증 매물이든 일반 매물이든 동일하게 건당 500원씩 받기 때문에 매물 개수가 늘어나는 것이 네이버의 이익과 직결되지 않는다"라며 "거래가 성사되면 빠르게 내려가고 진성매물이 올라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포털에 등록된 매물 가운데 고객이 허위매물이라고 신고한 건수는 3375건이다.

네이버는 공인중개사협회의 주장과 다르게 공인중개사 매물 건수에 아직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우수활동 중개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등록비가 비싼 현장 확인 매물은 오히려 줄어든 반면 모바일 검증 매물 비중은 80%까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다만 네이버는 공인중개사협회와 갈등을 줄이기 위해 지역별 상위 몇% 선정방식이 아닌 절대평가 방식으로 뽑고 등급 배지를 없애기로 했다. 1월부터 등급제에서 진성매물 절대 건수 산정방식으로 개선해 서비스를 내보낸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애초 허위 매물 문제를 근절하고자 도입한 제도가 오해를 샀다"며 "다음 달부터 진성매물 산정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 "네이버 절연 운동,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

네이버가 한 발짝 물어났지만, 공인중개사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네이버 절연 운동'을 서울 목동, 세종시 등을 거쳐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목동 신시가지 1~7단지에서 영업하는 중개업소 100여곳이 올 연말까지 네이버 매물을 올리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세종시도 900여개 중개업소 중 80% 정도가 협회 방침대로 매물 광고를 내려 가장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아파트 분양권 광고는 80%가 줄었고, 아파트 매물 광고는 87% 정도 감소한 것으로 세종시 공인중개사협회는 파악하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대전 도안·둔산동 일대 중개업소들도 예정대로 다음 주부터 네이버 광고를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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