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소재' 그래핀, 스마트폰·TV 도입은 아직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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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소재' 그래핀, 스마트폰·TV 도입은 아직 '꿈'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2월 15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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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계, 아직 개발 단계 머물러…IT 기반 잘 갖춰 성장 여력은 충분
▲ 첨단 소재 그래핀(Graphene)의 구조.(사진=삼성전자)
▲ 첨단 소재 그래핀(Graphene)의 구조.(사진=삼성전자)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꿈의 소재'로 그래핀(Graphene)이 차세대 배터리 및 디스플레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계는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어 상용화에는 상당 기간 걸릴 전망이다.

◆전도성 강하고, 접었다 펼 수 있고…활용성 '무궁무진'

그래핀은 연필심과 같은 흑연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층이다. 2004년 영국 맨체스터대학 연구실에서 연필심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떼는 방식으로 이를 추출하면서 실체가 확인됐다.

그래핀은 벌집 모양의 탄탄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강철보다 200배 더 단단하면서도 고도의 탄성을 지녀 접거나 구부려도 형태가 변형되지 않는다. 또 현재 전선 재료로 흔히 쓰이는 구리보다 전기가 100배 더 잘 통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그래핀을 혁신 소재로 보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산하 R&D조직 종합기술원은 지난달 말 이 소재를 활용해 개발한 차세대 배터리 소재 '그래핀 볼'을 공개했다.

그래핀의 강점을 이용해 기존 고속 충전 기술로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는 데 1시간이 걸렸던 것을 12분으로 줄였다. 충전 속도가 5배 이상 빨라진 것이다. 전지 용량도 45% 더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다.

다만 상용화에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 막 소재를 개발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종합기술원에서는 미래 씨앗 산업 개척을 목표로 기초 과학 및 사업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멀게는 10년을 보고 R&D가 이어지기도 해 이번 그래핀 볼의 경우에도 제품 양산 시점을 단정짓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그래핀이 가장 유용하게 도입될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로 디스플레이를 꼽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 분야에서도 그래핀을 활용하기에는 국내 업계 기술 수준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관심이 모이고 있는 '접을 수 있는 폰(폴더블 폰)'의 현주소도 유사하다. 업계에서 삼성이 내년 상반기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9(가칭)'을 폴더블 폰 형태로 출시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은 이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IM)부문장은 "해당 제품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술적 문제가 해결된 후에 제품 출시 시점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리지 않는 기술적 문제, 잠재력 높아 관심 지속

삼성을 제외한 국내 제조사들은 아직 그래핀과 관련해 깜깜무소식이다. 소재의 탁월성이 수년 전부터 여러 차례 화제가 되고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고조돼온 점을 감안하면 양산 시기가 현재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조준일 연구원은 "그래핀 같은 신소재는 특성에서 충분히 탁월성이 입증됐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단기 상용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소재의 유연성과 전기적 특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형태로 발전시키기가 쉽지 않고 지속적인 압력에 대한 내구성 유지 여부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자제품을 구성하는 기타 부품들과의 조화와 고도 기술에 대한 원가 경쟁력 확보도 업계에 놓인 과제다.

미국 IT전문 시장조사기관 룩스 리서치(Lux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그래핀 시장 규모는 연평균 40%씩 성장해 올 2020년 1억2600만달러(136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상훈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래핀은 산업 파급 효과가 큰 반면 진입장벽이 높아 사업화가 까다로운 아이템"이라면서도 "우리나라는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그래핀 응용분야에 대한 충분한 수요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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