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3강, 유럽현지 설비투자 늘리는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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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3강, 유럽현지 설비투자 늘리는 속내는?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2월 17일 0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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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시장 영향력 확대 위한 생산거점…인건비, 물류비 등 원가절감 효과도 커

▲ 지난 9월 독일에서 개막한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삼성SDI 부스에서 선보인 신형 전기차 배터리 제품 모습.
▲ 삼성SDI가 지난 9월 독일에서 개막한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부스에서 선보인 신형 전기차 배터리 제품 모습.

[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내년부터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를 주도해온 3개 업체의 글로벌시장 선점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이들 3개 업체는 지난해부터 앞 다퉈 동유럽 지역에 수천억대 설비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로 치고나간 LG화학은 현재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 중이다. 내년 1분기 중 양산체제 확보를 목표로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8월에는 생산능력 확보와 설비투자 확대를 위해 폴란드 자회사 '엘지 켐 브로츠와프 에너지'에 4360억원 규모의 출자도 진행했다.

LG화학과 수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SDI 역시 헝가리에 5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라인을 갖추고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해당 공장은 과거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을 생산했던 곳으로 최첨단 기술을 손쉽게 도입할 수 있어 현지에서도 바로 고품질 배터리를 생산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두주자들을 바짝 쫓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은 지난달 말 공시를 통해 헝가리 생산공장 설립을 위해 84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당 공장은 43만㎡ 부지에 연간 7.5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2월 첫 삽을 떠 2020년에는 완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동유럽 설비투자 확대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게 주된 목적이다.

현재 LG화학은 GM, 포드, 아우디, 르노, 볼보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 또한 BMW와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다른 주요 업체들에도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다임러가 주된 고객이다.

이들 업체 대부분이 독일 등 유럽을 연고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시장의 경우 환경 규제가 갈수록 엄격해지며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관계자는 "배터리업체는 수주베이스로 생산능력을 키우는 게 일반적인데, 유럽 쪽에서 주문 받은 물량을 효과적으로 소화하면서 시장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서는 현지에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게 더 유리하다"며 "시장 변화나 현지 트렌드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효율 측면에서도 장점이 많다. 최근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각국이 해외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큰 폭의 세제혜택과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물류비 절감 효과도 크다. 현지 생산규모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생산단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일례로 삼성 SDI 생산공장이 위치한 헝가리의 경우 현지 투자에 나서는 해외기업에 대해 투자규모와 조건에 따라 △세제혜택 △보조금 지원 △저금리 대출 △부지제공 등의 지원에 나서고 있다. 폴란드 등 최근 국내 기업들의 주목을 받는 동유럽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헝가리를 비롯한 인근 국가는 최근 해외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현재도 많은 국내 기업들이 생산법인 형태로 진출해 있다"고 말했다.

또 "유럽 주요국가와 지리적인 조건 또한 가까워 생산 허브와 물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숙련·고학력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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