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대신 매각…큰 그림 그리는 락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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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대신 매각…큰 그림 그리는 락앤락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2월 13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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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김준일 회장 '용단'…삼성맨 김성훈 대표 영입

▲ 락앤락 창업주 김준일 회장
▲ 락앤락 창업주 김준일 회장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토종 주방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업주인 김준일 회장은 지분을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하고, 삼성 출신의 김성훈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락앤락은 지난 8월 경영권을 포함한 회사 주식 3496만1267주(63.56%)를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에 매도했다.

매도된 주식은 김 회장의 보유주식 2903만5919주(52.79%), 김 회장의 사촌인 김창호 전 사장의 592만5348주(10.77%)다. 인수가격은 주당 1만8000원으로 총 6293억여원이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승계가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를 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을 '용단'이라고 평가한다. 현재 김 회장의 세 자녀 중 두 명이 락앤락에서 평사원으로 재직 중이다.

김 회장은 27살이던 1978년 락앤락의 전신인 '국진유통'을 설립했다. 1998년 4면 결착 밀폐용기인 '락앤락'을 출시하면서 수출 기업으로 부상했고, 사명도 제품과 동명인 락앤락으로 변경했다.

2012년에는 매출액 5084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중국사업 부진으로 내리막을 걸으면서 2015년에는 4071억원까지 떨어졌다.

중국사업 구조조정, 아산공장 가동 중단 등 2년여 간에 걸친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지난해 매출은 4251억원으로 전년대비 4.4% 증가했다.

하지만 '현장파'로 알려진 김 회장은 1년 중 240일에 달하는 해외출장을 소화한 탓에 건강에 무리가 오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 39년간 일군 회사를 100년 이상 유지되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창업자의 영향력을 배제해 새로운 비전과 혁신적인 경영체제를 도입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락앤락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김성훈 전 삼성SDS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김 신임 대표는 1983년 삼성전자 경영기획실에 입사해 그룹에서 32년간 근무한 경영혁신 전문가다.

이에 따라 락앤락은 김준일 회장과 김성훈 대표 공동체제로 운영된다. 김 회장은 다음 정기 주주총회까지 약 1년간 회사에 남아 김성훈 대표 체제가 안착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실제로 어피너티는 평균 수익률이 높은 대규모 사모펀드사라는 점에서 업계 기대감도 높다.

앞서 어피너티는 지난 1999년 국내에 출범한 이후 총 15건의 기업 인수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 자금 회수 기간 평균 3.5년, 평균 수익률은 약 3.7배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카카오에 매각한 로엔이 대표적이다. 어피너티는 2013년 7월 로엔을 인수한 후 2년6개월만에 약 1조600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인수 당시 주가는 1만4650원이었지만 매각 시점에는 8만2900원으로 약 465% 상승했다.

락앤락도 매각 발표 당일인 8월25일 1만2950원이었던 주가가 12일 종가기준 2만7800원까지 상승했다.

손승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어피너티의 투자 자금 회수 기간을 3년으로 가정하면 향후 2~3년간 락앤락의 빠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효율화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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