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통화기능' 딜레마…기업들 반응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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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통화기능' 딜레마…기업들 반응 제각각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2월 11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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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연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한 기업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비트코인을 결제통화로 받는 기업들에서는 가격 급등으로 "고객이 지갑을 열기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와 "수수료 부담이 커져 소액결제에 사용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유수의 여행사 'HIS'는 9월 23일부터 도쿄도 내 38개 점포에서 비트코인을 결제통화로 받고 있다. 서비스 개시 후 점포별로 이틀에 한 건 정도 비트코인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HIS는 연말연시와 내년 봄 졸업시즌의 여행수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양판점 '빅 카메라'는 지난 8일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거래당 상한액을 지금까지의 10만엔(약 100만원)에서 30만엔으로 높인다. 비트코인 이용자가 크게 증가한 데다 상한인 10만엔까지 사용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상한이 30만엔으로 높아지면 대형 냉장고와 고기능 세탁기 판매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선물 대량구매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HIS나 빅 카메라처럼 비트코인 적극파가 있는 반면 회의적인 의견도 늘고 있다.

중국 요리 체인 헤이친로는 비트코인 결제가 10~11월에는 증가했지만, 고작 월 몇 건 정도에 그쳤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지만 고객 수에는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리쿠르트의 비트코인 결제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메가네(안경) 슈퍼' 관계자에 따르면 "11월까지의 이용 건수가 100건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이용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대부분 일본인이 시험 삼아 이용해 보는 정도였다.

업계의 반응이 이처럼 엇갈리는 건 이용자 측이 부담하는 수수료 때문이다.

오프라인 점포에서 비트코인으로 지불할 경우 이용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신의 전자지갑에서 상대방의 전자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송금한다. 송금수수료는 거래소와 지갑의 형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0.0004~0.0005비트코인이 일반적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기 전 45엔(약 450원)~60엔(약 600원)이던 수수료가 지금은 650엔(약 6500원)~1000엔(약 1만원)이 됐다.

기껏 수백~수천엔 단위의 거래를 하는 소매점이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받더라도 손해 볼 걸 뻔히 아는 고객이 이용할 리 없다. 고객이 이용하지 않으니 소매점도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 비트코인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통화로서의 기능은 약화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비트코인을 과연 '통화'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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