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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경제 성장∙물가 상승 확신…통화완화 정도 조정 필요성 부각”

김수정 기자 crystal@cstimes.com 2017년 11월 30일 목요일
한은 기준금리 이주열.jpg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한국은행이 작년 6월부터 15개월째 1.25%로 동결해온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 저금리시대의 종결을 공식화했다. 임기 막바지에야 비로소 ‘매파’ 본능을 드러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금리인상 배경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들어봤다.

◆ “경제 성장∙물가 상승 확신…통화완화 정도 조정 필요성 부각”

Q. 6년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상승률도 점차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통화정책의 실질적인 완화 정도가 더 확대되면서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저성장, 저물가에 대응해 확대해 온 통화정책 완화의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Q. 금리 인상은 위원회 만장일치 사항인가요?

== 아닙니다. 조동철 위원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Q. 물가가 아직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 않은데 금리를 인상한 건 향후 물가가 오를 것이란 자신감이 있기 때문인가요?

== 금리정책은 단기적 물가움직임보다는 중장기적인 기조적 흐름에 대한 판단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요인을 보면 도시가스요금 인하와 같은 공공요금 가격 변동, 농수산물 가격 안정, 대규모 할인행사와 같은 것들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대 중반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경기회복세가 강화되면서 수요압력이 높아지고 자연스레 물가가 점차 물가안정목표 수준에 가까이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런 판단에 기초해서 이번의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입니다.

Q. 금리인상 이후 부작용으로 환율이 과도하게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는지요.

==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내외금리차가 확대돼 원화강세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자리에서 누차 말씀 드렸듯이 환율이란 국내 금리나 내외금리차의 영향만 받는 것이 아닙니다. 국내외 경제상황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투자자의 리스크에 대한 태도 등에 의해 훨씬 큰 영향을 받습니다.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만 갖고 앞으로 환율 움직임을 예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금번 금리인상은 시장의 가격변수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Q. 향후 환율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 환율과 관련해서는 일관된 정책 스탠스를 갖고 있습니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 시장에서 수급에 의해 결정돼야 합니다. 만약 쏠림 등에 의해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에는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환율에 관한 일관된 정책입장입니다.

Q. 원화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에 금리가 인상됐습니다. 이번 금리인상이 우리 기업 수출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는지 말씀 부탁 드립니다.

== 우리 경제의 산업구조와 교역구조의 변화를 감안할 때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분명히 과거보다는 감소했다고 봅니다. 따라서 최근에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전체 수출 또는 개별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과거보다는 분명히 축소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는 대표적인 이유는 국내 기업의 해외생산이 많이 늘어났다는 점, 그리고 중간재를 투입하는 데 있어서 수입재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 무엇보다도 가격경쟁력보다는 품질 등 비가격경쟁력이 많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환율이 수출에 그리고 각 개별 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분명히 과거보다는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원화절상 추세가 장기화하면 환율에 수출가격 전가가 확대되면서 일본이나 중국과의 경합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수출 경쟁력은 환율보다는 다른 요인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점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Q.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집값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 원론적으로 생각하면 금리가 상승하면 차입비용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대출수요가 둔화합니다.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게 될 겁니다. 그러나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차입비용뿐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집값은 역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그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대단히 많습니다. 예를 들면 시장에서의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무엇보다 부동산관련 세제, 관련 규제, 차입 여건 등 많은 것들이 주택가격에 영향을 줍니다.

금리정책이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안 준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그렇게 많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주택가격이 움직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부는 지난번 8월과 10월 주택가격 안정화 대책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놨습니다. 이런 모든 것을 감안해 부동산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눈여겨보도록 하겠습니다.

Q. 그 동안 수출과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반도체 산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성장 사이클이 이미 끝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인데요. 이에 대해 의견 듣고 싶습니다.

== 올해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반도체가 우리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반도체 경기 전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큽니다. 실제로 반도체 경기 동향이 향후 경기를 판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워낙 반도체 경기가 좋아 우려도 큽니다. 그러나 1∼2년 앞을 내다본다면 4차산업혁명에 진입하는 속도 등을 감안해 볼 때 당분간 반도체 경기가 호조세를 이어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에 힘입어 소비도 완만하고 꾸준히 회복된다면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인 3% 내외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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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하며 완화정도 조정 여부 판단”

Q.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은 무엇입니까?

== 통화정책은 성장세 지속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안정에도 유의하여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금번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과 국내외 경제 여건의 변화, 그에 따른 성장 추이와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를 추가 조정할지 신중히 판단할 계획입니다.

Q. 시장에선 추가 금리인상이 언제, 어느 정도 속도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내년에 1~2차례 더 올린다는 전망이 우세한데요.

== 1~2회 조정이 적절하다, 혹은 적절하지 않다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추가조정 여부는 무엇보다도 경제성장과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고 신중히 판단해나갈 것입니다.

Q.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내년에 기준금리를 3회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경우 양국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리인상을 따라 곧바로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변함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 저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국내 금리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고 누차 말씀 드렸습니다. 연준의 금리인상 그 자체보다 그것이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죠. 앞으로의 금리정책에서 가장 고려하는 것은 성장세가 견실한지, 물가상승세가 목표수준에 근접해 가는지 여부입니다. 금융안정도 중시해야 합니다.

Q. 일각에서 한국은행이 목표하는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2% 정도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목표 기준금리 수준과 도달 경로에 대해 답변 부탁합니다.

== 통화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입장에서 경기와 물가의 흐름을 감안했을 때 장기적인 적정금리 수준이 어느 정도다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적정금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거기에 이르기까지 도달 경로를 어떻게 정할지 나름대로 관심 갖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정금리 수준과 도달경로를 미리 사전에 정해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77년 한국은행 입행 후 줄곧 한국은행에서 근무한 ‘한은맨’이다. 1998년 조사부 국제경제실장, 2002년 조사국 해외조사실장을 거쳤다. 2009년 4월부터 2012년 4월까지 부총재보를 지냈고 2014년 4월 제25대 한국은행 총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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