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서치는 시중에서 판매 중인 가공유 60종을 조사한 결과 원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이 15개(25%)에 달했다고 28일 밝혔다.
원유 함량이 절반도 안 되는 제품은 34개로 전체의 56.7%였다. 원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거나 절반 이하인 제품을 합하면 전체의 81.7% 수준이다.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이들 제품은 환원유, 환원저지방우유, 혼합탈지분유, 유크림 등이 들어있었다. 환원유는 탈지분유에 물을 섞어 만든다. 지방을 함량시키기 위해 유크림을 섞기도 한다.
조사 대상은 대형마트∙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우유와 '밀크(milk)' 명칭이 들어간 자체브랜드(PB) 가공유 28종, 우유 제조사 제품 32종이었다.
매일유업에서 제조한 GS25 PB제품 '신선한 스누피 초코우유', 동원F&B의 '더 진한 바나나 담은 바나나우유'는 원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고, 전량 환원유로 제조됐다.
세븐일레븐 PB제품 중 동원F&B의 '딸기우유' '초코우유' '바나나우유' 역시 원유가 아닌 환원유로탈지분유, 유크림 등이 포함돼 있었다.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푸르밀 '생과즙 블루베리우유', 동원F&B '밀크팩토리 코코아' '덴마크 딸기딸기우유', 서울우유 '딸기우유' '초코우유' 등에도 원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우리F&B의 '마카다미아 초코우유'와 '카라멜 커스타드크림우유' 등도 원유 대신 환원무지방우유를 사용한 제품이다.
원유 함량이 50% 미만인 제품도 34개였다.
매일유업의 '우유 속에 코코아'는 원유 함량 10%에 불과했다. '우유 속에 바나나과즙' '우유 속에 카페돌체'도 원유 함량은 15~20%에 그쳤다.
남양유업의 '맛있는우유' 시리즈는 원유 함량이 30~40% 수준이었고, 동원F&B '덴마크 우유' 시리즈와 롯데마트 PB '건국우유 초이스엘' 시리즈는 원유 함량이 절반 이하였다.
이처럼 원유가 들어있지 않은 가공유를 '우유'로 표기해도 법적으로는 문제되지 않는다. 지난 2012년 당시 농림축산식품부가 가공유가 우유와 성분이 유사해 '우유'로 표기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제품 하단에는 가공유 또는 유음료라고 정확히 표시하고, 제품 후면부에 성분 함량을 세밀하게 표시하도록 권고했다.
조사 대상 60개 제품도 포장 하단에 '저지방가공유' 또는 '유음료'로 표시하고 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우유라는 제품명 때문에 신선한 우유를 사용했을 것이란 오해를 갖게 마련"이라며 "보다 명확한 표시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