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주혁 교통사고가 시사하는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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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주혁 교통사고가 시사하는 점은?
  • 김필수 perec@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11월 28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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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두는 배우 김주혁 씨의 교통사고 사망사건이다. 일반 교통사망사고와 달리 유명배우의 갑작스런 사망이라 국민에게 준 충격이 적지 않다. 배우 김주혁 씨는 남성적이며 선이 굵은 연기를 해왔고, 스캔들 없는 노총각이라 더욱 국민에게 준 충격이 크다. 그런 만큼 이번 사건이 시사하는 바도 크다.

우선 교통사고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현재 해당 사고는 아직도 정확한 사망원인이 파악되지 않아 조사 중이다. 추후 경찰이 다양한 원인을 근거로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발표할 것으로 확신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정확한 사망원인에 대해 언론과 집중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원인을 특정할 만한 결정적인 요소가 몇 가지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운전자의 신체 이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자동차의 통제 불능 가능성이고, 또 하나는 운전자의 의지와 관계없는 자동차 급발진 등 자동차의 결함여부이다.

첫 번째 원인에 대해서는 부검결과 심장마비의 가능성이 낮다는 소견이 발표됐다. 물론 혈액검사 결과 음주나 약물 복용도 없었던 것으로 발표됐다. 물론 발표소견에는 "부검은 신체에 남아있는 원인을 확인하는 절차인 만큼 다른 요인으로 운전자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직은 운전자의 신체상 문제점도 분명히 남아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도 일단 경찰은 수사방향을 차량 결함여부 쪽으로 조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국과수에 차량을 보내 조사 중이지만 고민도 더욱 많아질 것이다. 필자의 경험상 차량 결함 쪽으로 방향이 틀어지면 자칫 원인불명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 이후 다른 차량에서 찍은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사고 차량이 잠시 정차하는 듯하다가 갑자기 돌진하는 장면을 수십 번 봤다. 추후 공개된 사고차량의 블랙박스 영상도 볼 수가 있었다. 그간 수백 가지 영상을 통해 자동차 급발진 여부를 판단해온 경험을 토대로 사고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번 사고는 자동차 급발진과 무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일반적인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경우 차량이 의도와는 무관하게 급가속할 경우 운전자가 이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모습이 영상에 분명히 나타난다. 그러나 이번 영상에는 수초 간 진행된 자동차의 급가속에 대해 운전자가 이 같은 의지를 표명한 장면이 전혀 없다. 그냥 돌진하면서 보도 경계 턱과 화단을 넘어 아파트로 급가속되는 장면만 있다.

물론 향후 타이어에 의한 스키드 마크의 여부로 진행 상태를 확인해야 하지만 현재까지의 자료로는 그렇게 판단된다. 도리어 장면으로만 판단하면 운전자가 운전의지를 상실한 채 무작정 돌진하는 것 같다.

자동차 결함여부를 더욱 면밀히 확인해야 하지만, 이 부분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확인이 쉽지 않고 설사 극히 일부만 의심이 간다 해도 원인을 충분히 증명할만한 재연시험이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원인 불명으로 조사결과가 나올 경우 결국은 전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운전자의 차량 통제가 불가능했던 것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도 크다.

초기에 큰 관심이 되었던 차량의 안전여부도 큰 관심거리다. 사고차량인 벤츠 지바겐(G63 AMG)은 방탄차를 탑승하는 느낌이 올 정도로 단단하다. 실제로 이번 사고 발생 후 119대원들이 구조할 때 다른 때와 달리 시간적으로 30분 이상이 소요된 것도 단단한 차체로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튼튼한 차량이라 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단단한 차량이지만 이번 충돌로 가장 중요한 부위인 A필러가 찌그러졌다. 이에 그 이유에 대한 논란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돌환경이 나빴기 때문이다. 뒤집어진 차량을 보면 바닥 프레임에 전혀 충돌 흔적이 없다. 범퍼부터 부딪친 게 아니라 내리막 계단 등 다양한 여건으로 충돌 환경이 나빴음을 의미한다. 여러 악조건에서 단단한 아파트 벽에 충돌하면서 A필러 쪽으로 상당 부분의 충격이 가해졌고, 이로 인해 전체적인 에너지가 분산되지 못하고 일부 차체에 그대로 전달됐다. 에어백은 정상적으로 터졌고 운전자가 안전벨트도 맸지만 차량이 흔들거리고 틀어진 상태에서 머리 부분에 밀려들어온 A필러 부분 등이 부딪치면서 큰 손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 아마도 일반적인 충돌 환경이었다면 사망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확신한다. 악조건이 겹쳐 가장 최악의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다.

더 생각해볼 것은 사고를 예방하는 자세다. 이번 사건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 간에 운전자의 건강과 안전운전, 그리고 튼튼한 차체의 중요성 등 다양한 고민거리를 제공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각종 교통사고 중 준비만 제대로 했다면 확실히 예방할 수 있었던 대형사고가 아직 많다. 항상 같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발생한 직후에만 철저한 사전예방을 외칠 뿐 조금만 지나면 다시 반복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러한 악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으로 법적·제도적 안전망이 구축돼야 하고, 대국민 안전의식 제고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김주혁씨 사망사고는 참으로 아까운 배우를 보냈다는 아쉬움으로 남아 교통안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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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anni 2017-12-04 16:48:31
안녕하세요? 아직 자동차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건강이상으로 결론을 유도하시는듯 하시는것으로 들립니다. 또한 건강이상이라면 교통안전 제도로서 예방할 수 없는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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