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기념 모델 '아이폰텐(X)' 출시에 잔뜩 견제하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디스(폄하)' 광고까지 내놓으며 경쟁 우위에 서려는 모습이다.
◆ 각종 마케팅 전략으로 '공세'
삼성전자가 지난 9월 출시한 하반기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국내 판매량은 이달 초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아이폰X의 흥행을 저지하고 경쟁 우위에 서기 위해 각종 마케팅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우선 지난 13일 넷마블게임즈, SK텔레콤과 협업해 모바일 게임 '리니지2레볼루션' 한정판 패키지를 내놓았다.
패키지에는 스마트폰을 TV와 연결시켜 이용자가 게임을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장비 '삼성 덱스'가 담겼다. 이와 함께 HDMI 케이블, 리니지2레볼루션 내 희귀 아이템 쿠폰 등이 들어있다. 또 스마트폰 주변 장치 등을 증정품으로 제공한다.
이는 게임을 자주 즐기는 고객의 수요를 노림과 동시에 고사양 게임을 원활히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고화질 디스플레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음질 구현 등 성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21일에는 아이폰 유저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최신 삼성 스마트폰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추첨된 아이폰 이용자들은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 중 하나를 선택해 무약정폰 가격과 소정의 체험비를 지불하고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 한 달 간 체험한 후 삼성 제품을 지속 사용하는 고객에게 삼성은 체험비를 환불해주고 블루투스 스피커 등 부속 경품 할인 쿠폰과 액정 보험 등 여러 혜택을 제공한다.
◆ 아이폰 '디스' 광고까지 내놔
이 같은 마케팅 전략 뿐 아니라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우회적으로 '디스'하는 광고 영상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유튜브에 올린 '성장(Growing up)'이라는 제목의 광고 영상에는 소년 소녀 커플이 등장한다.
소년은 2010년부터 아이폰을 쓰고 있고 이후 2018년 만난 소녀는 갤럭시노트8을 사용하고 있다. 영상이 이어지는 동안 두 제품의 장단점을 부각시키는 내용이 계속 나타난다. 소년이 스마트폰 자판을 눌러 문자를 입력하는 동안 소녀는 S펜을 사용한다든지, 커플이 똑같이 각자 폰을 물에 빠트렸는데 노트8은 멀쩡한 반면 아이폰은 '먹통'이 되는 등 장면이 이어진다.
결국 소년은 쓰던 아이폰을 책상 서랍에 넣고 갤럭시노트8을 구매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을 비교할 수 있는 시각적 경험과 체험을 제공해 고객이 자연스럽게 삼성 스마트폰의 우수성을 느끼고, 업계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노력에도 아이폰X 열풍을 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는 아이폰X이 출시된 올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애플이 1% 가량 근소한 차이로 삼성보다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