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드역풍 그 후…우리산업 내실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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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드역풍 그 후…우리산업 내실이 중요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1월 06일 0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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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한국 경제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중 양국이 사드 갈등을 봉합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기대감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 3월 '한국관광 금지령'을 내린 이후 국내 산업은 긴 터널 속을 걸었다. 관광∙여행은 물론 면세점, 화장품, 식음료 등 전 산업계가 타격을 받았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위기 상황이 약 11개월간 지속됐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당국의 이유 모를 긴급 소방∙위생점검 등으로 '된서리'를 맞고 힘을 쓰지 못했다.

주로 식음료 업종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일각에서는 "한국제품인 것을 알려선 안 된다"는 쓴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류를 타고 몸집을 키우던 화장품 업체들도 암초에 부딪혔다. 이전까지는 문제 없던 제품이 중국 보건당국의 위생 검사결과 수출이 금지되는 등 잡음이 이어졌다.

상황은 국내도 마찬가지였다.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계륵'으로 전락했다.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 우후죽순 들어섰던 호텔들도 공실률에 몸서리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가 촉발된 이유로 중국 관광객 지향적이었던 영업 방식을 꼽는다.

중국인들이 한국을 즐겨 찾던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서울 명동거리는 온통 중국어로 도배돼있었다. 화장품 로드숍 판촉 직원들은 중국어로 말을 걸며 샘플을 나눠줬고, 표지판에는 한국어보다 큰 중국어 안내문이 쓰여있었다.

한국인들은 "여기가 한국인지 중국인지 모르겠다"는 불평을 쏟아냈다. 중국인들 역시 "한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결국 한국 관광객의 70%를 차지하던 중국인이 사라지자 업계는 휘청대기 시작했다. 업체들은 뒤늦게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소비자들을 겨냥하기 시작했지만 당장의 적자를 메우긴 역부족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드 후폭풍에 따른 피해 복구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파문 때보다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한국 기업들이 일종의 '반성'을 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번 양국의 결정에도 당장 반색하는 게 아니라 '일단은 지켜보자'라는 신중론이 대두되는 부분에서 더욱 그렇다.

이번 사드 역풍이 일회적인 정치∙사회적 요소에 흔들리지 않는 산업을 만들기 위한 '반면교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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