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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계부채 대책, 앙꼬없는 찐빵

김수정 기자 crystal@cstimes.com 2017년 10월 3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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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앙꼬 없는 찐빵’. 뭔가 결정적인 것이 누락된 경우 흔히 빗대는 표현이다. 탐스러운 찐빵을 쪼갰는데 팥앙금이 없을 때 밀려올 황당함은 굳이 겪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지난 24일 공개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어떤 면에서 앙꼬 없는 찐빵 꼴이다. 소책자에 견줄만한 46쪽짜리 브리핑 자료에는 정작 가장 중요하고 소비자들이 궁금해할 내용이 없었다.

정부는 올해 들어서만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2차례 조이더니 이번 가계부채 대책에선 신(新)DTI와 DSR를 도입, 규제 그물을 세겹, 네겹으로 쳤다.

신DTI는 차주의 기존 주택담보대출 이자상환액과 신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상환액만 활용하는 현행 DTI와 차이가 있다. 차주의 DTI를 산정할 때 차주가 보유한 모든 주택담보대출과 새로 실행할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상환액, 기타대출 이자상환액을 모두 반영한다. 신DTI를 산출하려면 차주의 기존대출 원리금상환액을 먼저 계산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당국은 기존대출 원리금상환금액을 계산하는 방법을 아직 못 정했다. 기존대출이 만기일시상환식인 경우 연간 원금상환액을 어떻게 계산할지 아직 미정이다. 가령 일시상환식 기존대출의 원리금상환액을 기존대출 계약 당시 정한 총약정기간으로 나눌지, 추가대출 신청시점으로부터 기존대출 만기일까지의 기간으로 나눌지를 두고 여태 의견이 분분하다.

또한 신DTI와 관련해 정부는 소득 산출시 장래에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소득금액을 최대 10%까지 증액 인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증액 기준을 정해 제시하진 못했다. 향후 기준을 만들어 배포하거나 금융사가 스스로 만들도록 하겠다고 부연했을 뿐이다.

DSR도 마찬가지다. DSR은 차주의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눠 산출한다. DSR 지표가 활용되기 시작하면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모든 대출이 반영되는 만큼 DSR이 적용되면 대출한도는 더욱 축소된다.

그러나 이번 대책 발표에서 정부는 한도가 어느 부분에서 얼마나 줄어들지, 잔여한도가 얼마인지를 가늠해볼 만한 구체적인 비율과 산출식을 내놓지 못했다. 올해 안에 로드맵과 은행권 표준산정방식을 마련해 내년 금융사별 시범운영을 개시하고 하반기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고 제시한게 전부였다.

연내 주택 매입을 준비해온 주택 소비자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주택 자금줄이 끊긴다는 언론 보도에 놀라 은행이나 건설사에 대출가능 여부와 한도를 문의하고 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모른다는 답변뿐이다.

답답한 건 은행 대출창구와 아파트 분양사무소 역시 마찬가지다. ‘연말에 알 수 있다’ ‘자금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 등 원론적인 대응을 하는 게 고작이다.

바로 전 발표된 8.2 대책 때도 그랬다. 큰 그림만 있고 세부 내용이 매듭지어지지 않았거나 상당수 국민의 피해와 반발이 예상되는 내용이 대거 포함돼 불만과 원성이 빗발쳤다. 추후 보완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순차적으로 마련되면서야 혼란이 잦아들었다.

미비한 대책이 그대로 세상에 나오는 건 정부가 대책을 사전 예고 과정이나 검토 없이 대뜸 내놓다 보니 생기는 일이다. 당국은 아무리 바빠도 대책을 2중, 3중으로 검토하고 사각지대나 누락 사항이 없게 해야 한다. 정책 의도와 달리 국민들이 불안감에 떨게 된다면 추후에라도 신속히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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