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운 '금융권 A매치'…인재 확보 VS 선택권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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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운 '금융권 A매치'…인재 확보 VS 선택권 제한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0월 23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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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시내 고등학교에서 금융공공기관 필기시험을 치룬 응시생들이 수험장을 벗어나고 있다. (사진=연합)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주요 금융공공기관들이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르는 이른바 '금융 A매치'에 참석하는 금융기관들이 늘고 있다.

기관들은 각 기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인재를 확보하고, 중복합격에 따른 지원자들의 연쇄이동을 막기 위해 금융 A매치를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응시생들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1일 치러진 금융 A매치에는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10개 금융기관이 참여해 서울과 지역 주요 대도시에서 동시에 필기시험을 치렀다.

지난해 금융 A매치 참여 기관이 5곳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갑자기 A매치 참가 기관이 늘어난 이유는 정부의 합동채용 방식 확대 방침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수험생의 중복 지원·합격에 따른 과당 경쟁과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 완화 등을 위해 같은 날 시험을 치르게 했다.

실제 기재부에 따르면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공공기관은 지난 2006년부터 합동채용을 도입해 이직률을 낮췄다. 한국은행과 필기시험을 맞춘 결과다. 반대로 합동채용을 실시하다 지난해만 따로 필기시험을 치른 금융공공기관의 경우 이직자가 0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매년 치러지는 금융 A매치 데이에 대해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취업준비생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금융공공기관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최모 씨(29)는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선 '한 번'이라는 기회 자체가 큰 데 응시 기회 자체가 줄어들어 취업 기회를 제한하는 느낌이 든다"며 "취업준비생들이 원하는 금융공공기관은 한정돼 있는데 그 기관들이 시험일자를 맞추다보니 날짜가 다른 서너 곳밖에 응시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금융 A매치가 지나친 행정편의주의로 가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합동 채용은 사회적 비용을 줄여 주겠지만 취업준비생들의 고충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며 "행정편의주의를 위해 A매치를 급격하게 늘리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기회성을 뺏는 것 보다는 적정하게 분산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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