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강남권 재건축 시장 '풍덩'…이주비 대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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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강남권 재건축 시장 '풍덩'…이주비 대출 전쟁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0월 19일 0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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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확실한데다 이주비 규모 수조원
▲ 둔촌주공아파트
▲ 둔촌주공아파트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은행들이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단지의 이주비 대출 사업권 유치를 위해 경쟁에 나섰다. 이주비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데다 단지 주민 중 부유층이 많아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 강남 이주비 대출 사업권 유치 치열

은행들은 정부의 집단대출 총량 규제로 이주비‧중도금‧잔금 대출을 억제해왔지만 강남권에는 적극적이다. 사업성이 큰데다 소득 수준이 높은 잠재 우량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곳은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동의 둔촌주공아파트다. 둔촌주공아파트는 강동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주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춘데다 재건축이 활발해서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4구로 불린다.

지난 7월 공식 이주를 시작한 둔촌주공아파트는 이주 대상이 5930가구에 이르며 이주비 대출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당시 금융당국의 집단대출 총량규제 규제가 중도금 대출에서 이주비 대출로 옮겨 붙으면서 난항을 겪는 곳이 많았지만 둔촌주공아파트에는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IBK기업·NH농협 등 6개 은행이 몰리면서 원활하게 합의를 마쳤다. 이주비에 대한 대출금리는 연 3.75%이며 이주 완료 시점은 오는 12월이다.

8월 이주를 시작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도 대단지다. 이주 대상은 2840가구이며 이주비가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개포주공4단지 역시 입찰에 주요 은행이 몰렸고 대출 사업권은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 4개 은행이 공동으로 가져갔다. 대출금리는 연 3.23%다.

앞서 지난 2월 이주를 시작한 서초구 서초동 서초무지개아파트는 이주 대상 1074가구, 이주비 5000억원으로 두 사업장 대비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다. 하지만 부유한 서초동 주민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은행들의 관심이 높다. 이주비 대출은 신한·우리·IBK기업은행이 나눠 실행하기로 했으며 연 3.53%로 대출한다.

◆ 대출 경쟁 지속될 듯

앞으로 대규모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의 이주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은행들의 대출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강남권 최대 재건축 단지 중 한 곳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는 5040가구로 최소 이주비만 1조원으로 예상된다. 오는 12월 말이나 1월께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며 우리‧신한‧KB국민‧KEB하나 등 주요 은행이 대출사업자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경쟁 구도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수요가 확실한 강남 재건축 단지의 이주비 대출을 놓치기 아까울 것"이라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줄어도 이주비 규모가 수조원에 달해 충분한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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