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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달걀, 생리대... 다음은?

문은숙 소비자와 함께 공동대표 admin@cstimes.com 2017년 10월 16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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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화학물질 검출사건으로 소비자들은 이미 정부 안전관리정책에 대한 신뢰를 내려놓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달걀, 생리대... 다음엔 무엇일까? 모든 제품 속에 파고들어 온 유해화학물질들. 위해수준을 넘어 일상생활에서 항상 사용할 수밖에 없는 제품 속에 유해화학물질이 들어있다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는 불안하다. ‘유해물질 검출’에 불안해하는 소비자에게 정부는 ‘위해 수준’을 들어 괜찮다고 하니 답답할 뿐이다. 

모든 제품에는 화학물질이 사용된다.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제품속에 어떤 화학물질이 들어있는지 어느 정도 양이어야 위해한지 소비자가 반드시 알 필요는 없다. 제품이 안전하게 만들어졌다면 표시된 유의사항만 염두에 두고 사용하면 된다. 정부가 안전에 문제없는 화학물질만을 엄선해 허용했다면, 모든 사업자가 안전기준을 엄격히 지켰다면, 소비자는 화학물질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너무나 오랫동안 이 간단한 제품안전 공식이 시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뿐 일까? 후진국일수록 심각하지만 유해화학물질 문제로부터 예외인 국가는 없다. 화학물질 안전관리가 가장 엄격하다는 유럽에서도 화학물질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과 불만이 높다. 유럽소비자단체들은 화학물질 안전을 위해 유럽의회, 유럽집행위원회와 실랑이 중이다. 유럽의회나 유럽정부는 소비자단체를 정식 정책 파트너로 여긴다. 유럽소비자단체가 내는 의견서(position paper)는 주요한 정책결정 자료가 된다. 우리나라처럼 결정 막바지 단계에서 공문 발송이나 공청회로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과 다르다. 정책의제의 선정에서부터 정책평가까지 전 과정에 걸쳐 소비자단체는 주요 정책 주체로 참여한다.      

유럽의 소비자들이 가장 화학물질 오염에 대해 우려하는 품목은 식품용기다. 우리는 가정이나 식당에서 수많은 용기와 포장재를 사용한다. 용기나 포장 소재도 다양할 뿐 아니라 착색제, 용매제, 인쇄잉크 등 많은 화학물질이 사용된다. 각종 미디어에서 먹방, 요리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소비자들은 이제 먹는 행위에 재미와 의미를 부여했다. 덩달아 다양한 용기, 조리기구가 등장했다. 가공식품의 포장방식과 소재도 무척 다양해졌다.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용기, 포장 등은 안전할까? 먹거나 몸에 닿는 화학물질이 무엇보다도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식품용기의 화학물질 안전은 유럽소비자에게뿐 아니라 우리나라 소비자에게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유럽에는 식품과 접촉하는 제품들의 화학물질관리를 위해 식품접촉물질규정(Food Contact Materials Regulation No 1935/2004/EC)이 있다. 유럽은 플라스틱 용기를 엄격히 규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착색제, 용매제, 인쇄잉크 등의 식품접촉물질의 안전규제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유럽소비자단체의 지적이다. 유럽소비자단체가 제기하는 또 다른 이슈는 식품접촉물질에 든 카드뮴과 납 등 중금속의 규제이다. 유럽 소비자단체는 카드뮴 및 납의 배출한계를 낮추고 세라믹에 관한 규정(Council Directive 84/500)도 개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럽소비자단체 제안으로 유럽의회는 2016년 10월“식품접촉물질에 대한 해결책과 기술혁신과 함께 식품안전 확보”결의안을 채택하게 된다. 유럽의회가 밝힌 결의안 채택의 이유는 우리나라 정부와 국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럽의회는 “식품과 접촉하는 물질로 인한 건강 위험: 엄격한 EU 안전규칙 필요”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식품과 접촉하는 물질 속 화학물질 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히고, 식품접촉물질을 통해 식품으로 침투하게 되는 화학물질은 소비자건강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으며 식품성분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결의안 채택 이유를 밝히고 있다. 

또 포장, 주방용품 및 식기류에 사용되어 식품과 접촉하게 되는 물질들에 대한 유럽연합 전체의 안전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는 EU 집행위원회가 종이 및 판지, 도료 및 코팅, 금속 및 합금, 인쇄 잉크 및 접착제에 대한 특정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비스페놀A 금지, CMR(발암성, 돌연변이성, 생식독성)물질과 안전우려물질에 대한 일관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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