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인규 DGB금융 회장, 침묵할수록 신뢰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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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인규 DGB금융 회장, 침묵할수록 신뢰 무너진다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0월 16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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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비자금 조성 의혹을 안고 있는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박 회장은 30억원대의 비자금을 만들어 사적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지난 13일 경찰에 출두했다.

박 회장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되고 창립 이래 처음으로 본점과 은행장실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DG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은 지난 1967년 10월 7일 국내 최초 지역은행으로 설립됐다. 반세기 기간 동안 지역대표은행에서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대구은행은 현재 7개의 계열회사와 1개의 해외법인, 총자산 65조원 규모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변모했으며 발전의 정점에서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대구은행 간부의 비정규직 여직원에 대한 성추행 사건에 이어 그룹 수장인 박 회장의 비자금 사건까지 터지자 대구은행에 대한 공신력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비자금 사건 이후 대구은행의 내부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대구은행 내부에서는 유례없는 은행장의 경찰 소환에 대해 질책의 목소리를 내는 반면 DGB금융 일부 간부들은 경찰에 비자금 의혹을 알린 내부 고발자를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비리 의혹 제보가 내부에서 나왔다는 설이 퍼지면서 감정은 더욱 격해지고 있다.

급기야 대구 시민단체와 대구은행 노조는 박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역민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대구은행의 시금고 지정을 해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노조는 박 회장이 기소시점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하는 등 강력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박 회장을 둘러싼 갈등과 비판은 계속 커져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박 회장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 역시 박 회장의 거취에 관련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박 회장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엉켜버린 실타래는 점점 커져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구속기소 되지 않는다면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강조한 것이 한 가지 있다. '원대한 포부를 세우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 '붕정만리(鵬程萬里)'다.

원대한 포부와 목표가 박 회장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회장직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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