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진출 3년, 韓 가구업체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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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진출 3년, 韓 가구업체 시너지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0월 15일 0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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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하반기 광명 1호점 개설 후, 메기효과…내수 가구업체 매출 증가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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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아는 2014년 12월에 한국 1호점인 광명점을 개설했다. 컨슈머타임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세계 1위 가구 업체인 스웨덴 이케아가 국내 진출한 지 올해로 만 3년째를 맞아 국적 가구 업체들의 성장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케아가 2014년 하반기 경기 광명 1호점(3층,13만1550㎡)을 개설할 당시 국내 가구 업계의 반발은 강력했다. 자본을 앞세운 이케아 진출로 국내 가구 업계가 고사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

15일 이케아에 따르면 광명점의 2017년 회계연도(2016년 9월~2017년 8월) 매출은 전년대비 6% 성장한 3650억원을 기록했다.

이케아는 침대, 식탁, 소파 등 가구는 물론 조명이나 화분, 패브릭 원단 등 각종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하는 가정 가구 전문업체로, 세계 29개국에 35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구 공룡' 이케아의 지난해 세계 매출은 341억유로(45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이케아는 국내에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북유럽풍 디자인으로 젊은 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있다. 이로 인해 2014년 12월 광명점이 문을 열 당시만 해도 토종브랜드 고사 우려가 샘솟았던 게 사실이다.

우려와는 달리 최근 국내 업체의 매출 증가세는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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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아 진출  이후 현대리바트 등 국내 종합가구업체의 매출이 상승했다. 서울 군자동 가구거리.
국내 종합가구업체 1위인 한샘의 지난해 매출은 1조9345억원으로 전년보다 13.1%나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한샘은 1조164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 동기보다 15.1%(1332억원) 급증하면서 올해 '2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한샘을 뒤쫓는 업계 2위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6% 상승한 73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종합 건축자재 유통회사인 현대H&S를 흡수합병하며 단숨에 매출을 1조3000억원대로 키웠다.

업계 3위인 에넥스는 2015년 창사 이래 최대인 30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7.82% 증가한 3941억원이었으며, 올 상반기 매출은 2036억원을 전년 동기보다 9.1%(170억원) 상승했다. 

이는 이케아가 국내 가구시장에서 '메기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메기 효과는 미꾸라지만 있는 논에 '천적'인 메기를 풀어 놓으면 미꾸라지들이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발버둥쳐 결국 미꾸라지와 메기가 모두 살찌게 된다는 이론이다.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국내 주요 가구업체가 대형매장(플래그십 스토어) 개설에 속도를 내면서 원가 절감과 품질 개선, 인수합병(M&A)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뜻.

여기에 국적 기업들이 이케아와 다른 차별적인 마케팅을 구사한 점도 이 같은 성장에 힘을 보탰다.

이케아 제품은 가격이 합리적인 반면, 고객이 직접 조립해야 한다. 회사 측에서 조립을 해주기도 하지만 별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자가 차량이나 대중교통으로 광명점을 방문해 드넓은 매장을 헤매면서 물건을 고른 후 결재, 이어 배송 후 조립까지 고객은 불편한 쇼핑을 해야한다.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쇼핑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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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아는 국내 가구업체의 품질과 디자인 개선 등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한샘 등 국내 업체들은 종합가구업체로 설계와 제안에 이은 시공 등을 모두 제공한다. 고객은 매장에서 이케아처럼 별도의 가구를 각각 구입 할 수도 있지만 부엌과 거실, 침실 등에 최적화 된 설계부터 자신의 취향과 경제적인 주준을 감안한 회사 측의 제안, 전문가들의 시공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종합 가구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경제 규모를 가진 중년층 고객과 깔끔한 신접살림을 꾸미기 원하는 신혼부부들이 선호하고 있다.

이 같은 양분화로 앞으로 국내 가구 업체 성장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이케아 코리아는 19일 국내 2호 매장인 고양점을 개설한다. 광명점과 비슷한 면적의 고양점을 통해 수도권 서부와 충청 일부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케아발(發) 인테리어 업계 시너지가 지속될 지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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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중년 부부(오른쪽)가 서울 헌인가구단지 입주 업체에서 종합가구 견적을 내고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케아가 한국에 상륙한 후 인테리어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아져 국내 가구업체들의 매출 신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케아는 경쟁자인 동시에 국내 가구시장 자체를 확대한 메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국내 가구 업체들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와 단순한 디자인 등 고객이 선호하는 이케아의 인기 요소를 도입하면서 성장을 일구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케아는 2020년까지 6개 매장을 확보해 한국 고객과의 접점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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