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미니로 탐스러워진 카카오…"아직 덜 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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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미니로 탐스러워진 카카오…"아직 덜 익었다"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9월 22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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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미니 예판 페이지 접속 장애 "카뱅 데자뷰인가"
▲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 20일 성남 판교 오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 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한 카카오의 비젼을 설명하고 있다.
▲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 20일 성남 판교 오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 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한 카카오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가 완판되며 카카오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은행 생태계를 바꾼 것처럼 카카오미니가 유통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에 대해 아직 '여물지 않았다'는 평이 우세하다. 소비자 불만과 마케팅비 급증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이다.

◆ 카카오미니 완판…주가는 나흘간 5.18% 급등

21일 카카오 주가는 14만20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미니가 베일을 벗은 지난 18일 이후 나흘간 카카오의 주가는 5.18% 상승했다.

국내에서 네이버 '웨이브'와 함께 라이벌로 꼽히는 카카오미니는 카카오의 AI 플랫폼 '카카오아이(i)'가 탑재된 첫 스마트 스피커다. 카카오 계정에 기반해 카카오톡과 멜론 등 다양한 카카오 서비스 연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8일 오전 11시부터 모바일 주문생산 플랫폼 '메이커스위드카카오'를 통해 카카오미니를 예약 판매, 40분 만에 준비 물량 3000대가 완판됐다.

이번 카카오미니의 판매는 사전 예약 구매자에 한해 정상가인 11만9000원의 절반 수준인 5만9000원에 가격이 책정된 데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1년 이용권'을 제공하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다.

카카오와의 시너지로 멜론 운영사인 로엔도 이날 전일 대비 100원(0.11%) 상승한 8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 AI 스피커, 새로운 콘텐츠 유통채널 '유망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미니 등 AI 스피커가 새로운 콘텐츠 유통채널로 자리 잡고 향후 광고 플랫폼으로 진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다양하고 심도 있는 콘텐츠를 다루는 단계까지 나아가진 못했지만 잠재적으로 새로운 소비자를 콘텐츠 소비로 유인할 수 있다고 본다"며 "아마존 '에코'와 '구글홈'은 이미 AI 스피커를 기반으로 쇼핑 서비스를 경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향후 AI가 적용돼 상품 추천, 타게팅 광고, 자동 결제, 예약 주문 등의 스마트한 광고 플랫폼으로 진화된다면 카카오의 기존 광고 플랫폼과 상호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도 지난 20일 성남 판교 오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결'에 대한 포부을 드러냈다.

그는 카카오아이, 카카오아이오픈빌더, 카카오아이인사이드로 구성된 카카오 AI 생태계를 설명하면서 "카카오가 음성 인식, 대화형 인터페이스, 컴퓨터 비전 등 AI 기술들을 제공할 것"이라며 "생활의 모든 순간에 카카오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소비자 불만과 마케팅비 '발목'

하지만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문을 열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다. 지난 18일 카카오 미니 예약판매 당시 접속이 몰리면서 1시간 동안 예판 페이지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카카오미니 사전 예약에 실패했다는 김유진(25·여)씨는 "한시간이나 예판 페이지 접속을 시도했지만 장애로 결국 사전 예약에 실패했다"며 "카카오뱅크 사태 데자뷰"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카카오미니의 초고속 완판에 대해선 "좋은 판매 조건과 카카오 대한 기대가 반영된 덕분"이라며 "저희가 (예약판매 과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너무 아쉽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긴 호흡을 갖고 소비자들과 소통하면서 (카카오미니 성능을) 차근차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급증한 마케팅비도 부상하려는 카카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야심차게 카카오뱅크의 문을 열었고,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음양사, 블레이드2, 로스트하바나, 에엣킹덤즈, 베틀그라운드, 프렌즈레이싱, 노블레스 등 다수 신작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마케팅비가 불어났다. 카카오페이, 모빌리티 광고도 진행했다.

때문에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매출은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되는 반면 영업이익은 숨고르기를 할 것이라며 '장기 투자'를 권하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마케팅비 급증으로 인해 카카오의 영업이익 성장이 더뎌질 것"이라면서도 "카카오뱅크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카카오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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